그가 이런 독특한 시도를 하기 시작한 것은 우연히 땅콩을 먹던 중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의 얼굴과 닮은 땅콩을 보고는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바로 땅콩껍질 위에 자신의 캐리커처를 그려 넣었다. 친구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자 본격적으로 유명인들을 모델로 한 땅콩 캐리커처를 만들어 보기로 마음먹었다.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사실 그의 작품은 많은 인내와 정성이 필요한 작업이다. 우선 모델을 한 명 정하면 비슷하게 생긴 땅콩을 찾기 위해 수백 개의 땅콩을 세심히 살펴봐야 한다. 땅콩을 고르면 조심스럽게 껍질을 벗긴 후 안에 있는 땅콩을 빼내고 다시 풀로 봉합한다. 그런 다음 껍질의 앞부분을 나무 충전재로 덮은 후 사포로 밀어 편평하게 만들고 그 위에 그림을 그려 넣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팔과 다리를 붙이면 완성.
이렇게 작품 하나를 만드는 데 보통 열 시간 이상 걸린다고 하니 작은 땅콩껍질 하나에 500달러(약 54만 원)라는 가격이 결코 비싸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