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억만장자들 210명 늘었다.’
스페인 의류업체 ‘자라’의 창업자인 아만시오 오르테가(왼쪽)는 한 해 21조 원 재산이 늘어 워런 버핏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레티시아 스페인 공주와 매장 앞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로이터/뉴시스
2013년 세계 최고의 부호는 4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멕시코 통신 재벌인 카를로스 슬림(73)이다. 그의 순자산은 지난해 690억 달러(약 75조 원)에서 40억 달러(약 4조 3000억 원)가 증가한 730억 달러(약 79조 원). 그 뒤를 잇는 2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57)가 차지했으며, 순자산은 670억 달러(약 71조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3위부터 5위까지는 약간의 변동이 있었다. 2000년 이후 단 한 번도 3위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던 ‘투자의 귀재’ 버핏이 4위로 내려간 대신 스페인 의류업체 ‘자라’의 창업자인 오르테가가 5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오르테가의 순자산은 570억 달러(약 61조 7000억 원)며, 지난해 95억 달러(약 10조 원)의 재산 증가를 보인 버핏의 순자산은 535억 달러(약 58조 원)다. 5위는 430억 달러(약 46조 원)의 자산을 보유한 미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오라클’의 회장인 래리 앨리슨(68)이 차지했다.
여성 부호들 가운데 톱10에 든 부호는 ‘로레알’의 상속녀인 릴리안 베탕쿠르(90)가 유일하다. 세계 9위이자 프랑스 최대 부호이기도 한 그의 순자산은 300억 달러(약 32조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71)의 순자산은 130억 달러(약 14조 원)로 69위를 기록했으며,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의 정몽구 회장(75)은 63억 달러(약 6조 8000억 원)로 191위를 기록했다.
왼쪽부터 8위 리카싱, 53위 폴 앨런
이들의 총 재산은 5조 4000억 달러(약 5890조 원)며, 이는 지난해 4조 6000억 달러(약 4980조 원)에 비해 8000억 달러(약 860조 원)가 증가한 것이다. 또한 이들의 평균 순자산은 지난해 37억 달러(약 4조 원)에서 3%가 증가한 38억 달러(약 4조 1000억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억만장자라고 해서 무조건 재산이 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재산이 늘어난 부자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줄어든 부자들도 있다. 재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부호는 버핏을 제치고 3위에 오른 오르테가였으며, 1년 만에 무려 195억 달러(약 21조 원)가 늘어났다.
반면 급격하게 재산이 줄어든 사람은 브라질의 ‘EBX그룹’ 회장인 에이케 바티스타(56)다. 지난 1년 동안 무려 194억 달러(약 21조 원)의 재산을 잃었으며, 이를 하루 기준으로 따지면 매일 5000만 달러(약 540억 원)씩 줄어든 셈이 된다. 현재 그의 순자산은 106억 달러(약 11조 4000억 원)며, 순위는 지난해 7위에서 올해 100위로 급추락 했다. 이런 사정은 자국인 브라질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브라질 1위였던 그의 순위는 현재 5위로 내려앉은 상태다.
토리 버치
한편 이들 부자들 가운데 사업을 일궈 자수성가한 스타일은 모두 961명이며, 오로지 재산 상속으로만 부를 축적한 사람은 184명이다. 이와 관련, <포브스>는 앞으로는 자수성가한 부호들보다 재산을 상속받는 부호들의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령대를 살펴보면 상위 50위권 부호들 가운데 50세 이하는 오직 다섯 명 뿐이다. 또한 톱20 안에 든 부자들 가운데 50세를 넘기지 않은 ‘젊은피’는 19위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회장(49)과 20위인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39)가 유이하다. 베조스와 페이지의 재산은 각각 252억 달러(약 27조 원)와 230억 달러(약 25조 원)다.
거의 모든 부자들이 이미 결혼을 했거나 애인이 있는 상태라는 점 역시 흥미롭다. 싱글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매우 적으며, 50위 안에 든 부자들 가운데 한 번도 결혼을 하지 않은 총각이나 처녀는 단 한 명도 없다. 톱10 가운데 유일하게 현재 싱글인 부호는 8위에 이름을 올린 홍콩 ‘청쿵그룹’ 회장인 리카싱(84)이다. 아시아 최대 부호인 리카싱은 1990년 아내가 사망한 후 평생 독신으로 지내왔다. 유일한 총각 부자로는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60)이 있다. 한 번도 결혼을 하지 않았던 그의 순자산은 150억 달러(약 16조 원)며, 순위는 53위다.
레이준
이탈리아 부호 10위에 이름을 올린 로소의 경우, 2012년 20억 달러(약 2조 1600억 원)에서 10억 달러가 늘어난 30억 달러(약 3조 2000억 원)로 458위를 기록했으며, 버치는 10억 달러(약 1조 원)의 순자산을 기록해 1342위에 이름을 올렸다. 1107위인 우드맨의 경우에는 13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의 순자산을 보유해 처음 리스트에 진입했다.
이밖에도 처음 순위에 이름을 올린 부호들로는 이탈리아 유명 패션 디자이너 듀오인 도메니코 돌체(54)와 스테파노 가바나(50)도 있다. 유명 패션그룹 ‘돌체 앤 가바나’의 회장인 둘은 각각 20억 달러(약 2조 1600억 원)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포브스> 순위는 736위, 그리고 이탈리아 순위는 11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새로운 억만장자가 탄생했다. ‘중국의 스티브 잡스’라고 불리는 레이준(43)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의 창업자 겸 회장인 레이준의 순자산은 17억 5000달러(약 1조 8900억 원)며, 순위는 868위다. 중국 내 부호 순위에서는 53위를 기록했으며, 중국에서 가장 급속도로 성장하는 스마트폰 회사인 만큼 앞으로 더욱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성 부호들의 상승세도 빼놓을 수 없다. 여성 억만장자들의 수는 지난해 104명에서 138명으로 증가했으며, 지역별로는 미국이 50명, 유럽이 35명, 아시아태평양이 22명이다.
4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멕시코 통신 재벌 카를로스 슬림.
여성 부호들의 경우 버치와 포크너처럼 자수성가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가족이나 친척들로부터 상속을 받거나, 혹은 이혼을 통해 재산을 축적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윈 라스베이거스’ 이사이자 ‘카지노 황제’ 스티브 윈의 전처인 엘라인 윈(69)은 17억 달러(약 1조 8000억 원)의 순자산을 보유한 전체 순위 882위의 부호다. 또한 크리스티(58)와 앨리스(63) 왈튼 ‘월마트’ 상속녀들은 각각 282억 달러(약 30조 원)와 263억 달러(약 28조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순위는 각각 11위와 16위다. 이밖에도 전체 순위 36위인 재클린 마스 ‘마스 캔디’ 상속녀(73)의 순자산은 170억 달러(약 18조 원)며, 58위에 오른 BMW 상속녀 수잔네 클라텐(50)은 총 143억 달러(약 15조 5000억 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2013년 세계 20대 부호 ※표 보는 법: 이름 ▲국적 ▲기업 ▲순자산 2. 빌 게이츠(57)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670억 달러(약 71조 원) 3. 아만시오 오르테가(76) ▲스페인 ▲인디텍스그룹 ▲570억 달러(약 61조 7000억 원) 4. 워런 버핏(82) ▲미국 ▲버크셔 헤서웨이 ▲535억 달러(약 58조 원) 5. 래리 앨리슨(68) ▲미국 ▲오라클 ▲430억 달러(약 46조 원) 6. 찰스 코흐(77) ▲미국 ▲코흐 인더스트리 ▲340억 달러(약 36조 8000억 원) 7. 데이비드 코흐(72) ▲미국 ▲코흐 인더스트리 ▲340억 달러(약 36조 8000억 원) 8. 리카싱(84) ▲홍콩 ▲청쿵그룹 ▲310억 달러(약 33조 5000억 원) 9. 릴리안 베탕쿠르(90) ▲프랑스 ▲로레알 ▲300억 달러(약 32조 5000억 원) 10. 베르나르 아르노(63) ▲프랑스 ▲루이뷔통그룹(LVMH) ▲290억 달러(약 31조 4000억 원) 11. 크리스티 왈튼(58) ▲미국 ▲월마트 ▲282억 달러(약 30조 원) 12. 스테판 페르손(65) ▲스웨덴 ▲H&M ▲280억 달러(약 30조 원) 13. 마이클 블룸버그(71) ▲미국 ▲블룸버그 통신 ▲270억 달러(약 29조 원) 14. 짐 왈튼(65) ▲미국 ▲마트▲267억 달러(약 28조 9000억 원) 15. 셸던 아델슨(79) ▲미국 ▲라스베가스샌즈 그룹 ▲265억 달러(약 28조 6000억 원) 16. 앨리스 왈튼(63) ▲미국 ▲월마트 ▲263억 달러(약 28조 4800억 원) 17. S. 롭슨 왈튼(69) ▲미국 ▲월마트 ▲261억 달러(약 28조 2000억 원) 18. 칼 알브레흐트(93) ▲독일 ▲알디 ▲260억 달러(약 28조 원) 19. 제프 베조스(49) ▲미국 ▲아마존닷컴 ▲252억 달러(약 27조 원) 20. 래리 페이지(39) ▲미국 ▲구글 ▲230억 달러(약 25조 원)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