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 셀카를 공개하는 20대 일본 여성들이 늘고 있다. 자화 촬영을 하는 여성들은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이거나 대학생이 대부분이다.
젊은 여성들이 이렇게 옷을 벗고 사진을 찍는 이유는 무엇일까.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실명으로 유명해지는 것도 아니다. 대체 어떤 심리가 그 뒤에 숨어 있는 걸까. <주간현대>를 중심으로 그들의 ‘대담한’ 이야기를 살펴봤다.
“진짜 여신이다. 요즘에는 AV보다 OOO의 섹시 셀카를 보는 횟수가 늘었다” 일본 인터넷에 이런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자화(自画) 촬영 여자’에 열중하는 남성들의 이야기다. ‘자화 촬영 여자’란 자신의 신체 일부를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여자를 칭한다. 가령 속옷차림의 섹시한 자태나 세미누드 사진을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하고, 블로그와 니찬네루(2ch) 같은 게시판 그리고 SNS에 공개하는 여성들이다. 물론, 남들이 봐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스스로 공개하는 사진인 만큼 무료로 볼 수 있다.
상반신 누드나 가슴 라인이 강조된 옷을 입고 찍은 사진. 혹은 팬티만 걸친 누드 사진이나 코스프레 사진 등 자화 촬영의 종류는 여러 가지이며, 모두 남성들의 호기심을 끌기 충분하다. 그러나 어느 사진을 봐도 여성의 얼굴은 찍혀 있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화 촬영을 하는 여성들 대부분이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이거나 대학생이기 때문이다.
현재, 웹상에 업데이트되는 자화 촬영 사진은 하루에 1만 장 정도. 이 중에서 인기 있는 누드 사진을 따로 모은 웹 사이트가 생겨났고, 블로그에 정기적으로 과감한 노출 사진을 올려 방문자수가 수만 명에 이르는 인기 블로거도 등장했다. 또한 누드 사진으로 많은 남성 팬을 거느린 여성은 ‘여신(女神)’으로 불리며 칭송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누드 셀카를 공개하는 일본 여성들이 급증한 원인에 대해 성인잡지 <스트리트슈가>의 편집장은 “1995년 이후 스티커사진 붐으로 젊은 여성들은 사진을 찍는 것에 무척 익숙하다”며 운을 띄웠다. 그의 말에 따르면, 원래 여성은 자신의 젊고 아름다운 몸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잠재적 욕구가 있는데, 최근 휴대폰의 카메라 기능 향상과 SNS 보급으로 인해 자화 촬영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간현대>는 실제로 ‘여신’으로 불리는 자화 촬영 여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솔직한 그들의 심경을 소개했다. 먼저 그들이 자화 촬영을 시작한 계기는 ‘자기를 과시하고 남들의 찬탄을 받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밝혔다. 즉, 자기애(自己愛)다. 자기애가 강한 여성들이 온라인에서 가장 빠르게 주목을 끌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누드 사진이라는 것이다.
일본 웹사이트에 하루 1만 장 정도의 자화 촬영 사진이 업데이트되고 있다.
익명성을 보장받는 온라인이라서 대범해진 여성도 있다. 한 직장 여성(24)은 호기심에 자신의 은밀한 부위를 가린 세미 누드 사진을 블로그에 공개하기 시작했다. 누드 사진에 대한 남성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고, 이러한 반응이 점점 그녀를 대담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욕조에 들어가 있는 모습도 아무렇지 않게 사진으로 찍어 올리게 됐다.
드물지만 그라비아 아이돌이나 AV여배우를 동경해 자화 촬영을 시작하는 여성도 찾아볼 수 있었다. 실제 AV에 출연하는 것은 무섭고 두렵기 때문에 익명의 온라인 공간에서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누드 사진을 올리는 것이다. 남성들의 반응을 즉각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마치 AV여배우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한다.
미용을 목적으로 누드 사진을 찍는 여성도 많다. 사진을 정기적으로 찍다보면 자기관리가 철저해지고, 결국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이 된다. 한 여성은 “누드 사진을 찍는 것을 통해 몸매의 약점을 발견하게 됐고, 더 탄탄하고 매력적인 몸매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또 사진을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관리에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꼭 몸매에 자신 있는 여성만 자화 촬영 사진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같은 몸매라도 카메라 앵글에 따라 허리가 더 잘록해 보이거나 가슴이 풍만하게 보이는 등 달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리케이션이나 포토샵을 통해 간단하게 사진을 보정하고 수정할 수 있다는 점도 평범한 일반 여성들이 누드 사진 찍기에 동참하게 된 원인이다. 이에 대해 <주간현대>는 “만약 카메라 기능이 진화되지 않았다면 이처럼 많은 여성들이 섹시 셀카를 공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자화 촬영을 하는 여성들이 베스트라고 생각하는 사진과 남성들의 반응이 엇갈린다는 것이다. 한 여성은 조회수 5만을 넘은 사진이 의외로 평범한 누드여서 놀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남성들은 예쁘고 인위적으로 꾸민 사진보다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이에 비해 여성은 완벽하게 꾸민 자신의 누드 사진을 더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자화 촬영을 하는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속내는 어떨까. 니찬네루 게시판에서 그들의 꾸미지 않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일반인이라 더 자극적”이라는 반응이 많았고 “고마울 따름”이라는 솔직한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사진의 주인공들이 평범한 여대생이고, 보통의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무섭다”는 의견도 적지 않게 흘러나왔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10대로 확산돼 아동포르노를 양산할 위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