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와 MIT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그녀의 상태를 검사한 결과, 문제는 그녀의 뇌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공간적 방향 현상’이라고 불리는 이 희귀한 증상은 눈은 사물을 똑바로 보지만 어떤 이유에서 뇌는 사물을 거꾸로 뒤집어서 인지하는 것이다.
이런 ‘거꾸로 생활’은 어릴 때부터 시작됐다. 처음 기거나 걸음마를 시작했을 때에도 앞이 아닌 뒤로 걸었으며, 앞으로 걷는 연습을 하는 데에만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여기에는 사실 이렇다 할 치료법은 없는 상태. 때문에 그녀는 여전히 글을 쓸 때에도 종이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글을 쓰고 있으며, 컴퓨터 작업을 할 때에는 키보드를 거꾸로 놓고 치거나 모니터의 위아래를 뒤집어 놓고 사용한다. 또한 TV를 볼 때도 마찬가지며, 휴대폰을 볼 때에도 거꾸로 들고 사용한다.
생활에 이렇다 할 불편을 느끼지 않고 있는 그녀는 하지만 단 하나, 운전면허를 따지 못한다는 점만큼은 불편하다고.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