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로 피소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배우 박시후 측이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 관련 보도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혔다.
박시후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푸르메는 25일 보도 자료를 통해 ‘거짓말 탐지기 결과 관련 추측성 보도에 대한 정정보도신청 등의 법적인 수단 강구와 서울 서부경찰서 상습 기관에 대한 감사 의뢰’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지만 박시후 측 공식입장의 두 가지 조치는 서로 상반되고 모순된 구석이 있다. 우선 박시후의 거짓말 탐기지 조사 결과 내용이 해당 언론사들의 보도처럼 모두 ‘거짓’으로 드러난 경우 ‘거짓말 탐지기 결과 관련 추측성 보도에 대한 정정보도 신청’은 의미가 없다. 팩트를 보도한 것이기에 정정 보도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박시후 측이 주장한 ‘서울 서부경찰서 상습 기관에 대한 감사 의뢰’가 의미를 갖게 된다.
반면 박시후의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가 모두 거짓으로 나왔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거짓말 탐지기 결과 관련 추측성 보도에 대한 정정보도 신청’이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팩트가 아닌 사안을 추측성 보도한 것이라면 정정보도는 물론이고 명예훼손 등에 따른 배상의 책임도 따르게 된다. 그렇지만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되면 서울 서부경찰서는 수사기밀을 유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울 서부경찰서 상습 기관에 대한 감사 의뢰’가 의미를 잃게 된다.
결국 박시후 측이 공식입장을 통해 제기한 ‘거짓말 탐지기 결과 관련 추측성 보도에 대한 정정보도신청 등의 법적인 수단 강구’와 ‘서울 서부경찰서 상습 기관에 대한 감사 의뢰’는 서로 상반되며 모순된 조치 수단이라는 얘기가 된다.
이러한 부분을 박시후 측 역시 보도 자료에서 밝히고 있다. 박시후 측은 보도 자료를 통해 “서부경찰서에서는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를 누설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으나 이에 대한 허위의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고 있어 탤런트 박시후의 명예훼손이 심각한 지경이 이르렀다”며 “서부경찰서는 수사기밀을 외부에 유출한 사실이 절대로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기자는 분명히 서부경찰서로부터 취재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기사를 정정할 수 없다고 반박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당사자와 저희 변호인은 답답한 심정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 사건에서 주목해야할 사실은 언론매체들은 서부경찰서에서 확인해준 내용으로 기사를 썼다고 말하고 있고 서부경찰서에서는 이에 대해 일절 밝힌 사실이 없다고 말하는 등 서로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는 점”이라며 “피의자의 인권이 수사기관의 악의적인 행동이나 무차별적인 언론보도 행태로 인해 짓밟히는 일이 없도록 반드시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이번 조치가 모순돼있다는 부분은 박시후 측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다만 모순된 두 자기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 무엇인지를 판별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는 것이 박시후 측 주장의 주된 요지다.
다만 연예관계자들은 이번 박시후 측의 조치에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이번 박시후 측의 공식입장이 자칫 경찰과 매스컴을 동시에 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 이미 관할 경찰서 이관을 주장하며 경찰과 대립각을 세웠던 박시후 측이 이번 사안으로 인해 경찰과 다시 한 번 대립각을 세우고 매스컴과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것이 박시후 측에게 불리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리스크 매니지먼트 측면에선 결코 좋은 방향의 문제 해결이 아니라는 것이 연예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편 박시후 성폭행 피소 사건은 현재 서울 서부경찰서에서 막바지 수사를 한창 진행 중으로 이달 안에 경찰 수사가 마무리 돼 검찰 송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