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지난 26일, 카타르와의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이 열린 3일 후, 대구 영남대학교 운동장에서는 영남대와 부경대의 2013 카페베네 U리그 공식 개막전이 열렸다. 이 행사에 정몽규 회장이 참석했는데 행사 전, 정 회장은 취재진들과 대표팀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여러 현안들 중에서 기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오는 6월 최종 예선전을 끝으로 물러나는 최강희 대표팀 감독의 대안에 대한 것이었다. 앞으로 최종 예선 세 경기가 남았지만, 최 감독 후임을 알아보지 않을 경우 자칫 본선 진출에 성공해 놓고도 감독 자리가 공석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회장은 최 감독의 대안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최 감독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밝히면서 A 대표팀이 더 나은 경기력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발끈한 사람은 바로 최 감독. 최 감독은 사석에서 정 회장이 월드컵 본선을 이끌 차기 감독에 대해 아예 생각조차 안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몽규 회장
최 감독은 월드컵 본선 진출 후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나려는 진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 무대에 오르는 건 모든 지도자의 꿈일 것이다. 그러나 그 꿈을 위해 대표팀을 망칠 수는 없다. 난 누구보다 내 능력을 잘 알고 있다. 나보다 더 능력있는 지도자를 모셔 와서 본선 무대에 대비해야 한다.”
최 감독은 최근 협회의 허정무 부회장, 황보관 기술위원장을 만나 다시 한 번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며 정 회장에게 자신의 생각을 꼭 전달해달라는 부탁을 건넸다고 말한다.
최 감독은 사견임을 전제로 하며 차기 감독으로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는 것도 좋지만, 올림픽대표팀에서 성공적인 능력을 보여준 홍명보 감독이 A 대표팀을 맡으면 젊은 선수들로부터 신뢰와 충성도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덧붙였다. 홍 감독은 현재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안지 팀에서 연수 중이고, 오는 5월까지 러시아에 머물다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축구계 일각에서는 전북현대 구단주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정몽규 회장이 친척 관계임을 떠올릴 때 정 회장이 최 감독을 계속 고집할 경우 정 부회장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최 감독의 전북현대 복귀를 늦출 수도 있다는 예상을 내놓았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