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신시내티 레즈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3대 4 역전승을 거두며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 자리를 질주하고 있다.
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시즌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출장한 신시내티의 1번 타자 추신수는 5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5경기 연속 안타에 3경기 연속 멀티히트다. 시즌 타율은 3할7푼9리(29타수11안타)다. 이처럼 타자로서는 맹활약을 펼쳤지만 수비에선 어이없는 실책을 두 개나 범하며 '나홀로 3실점'을 기록했다.
우선 타석에서의 추신수의 모습을 정리해보자. 초반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1회 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3회 초 2사 1루에 상황에서도 추신수는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또한 5회 주자 없는 2사 상황에선 2루 땅볼로 물러났다. 이처럼 경기 초반 추신수는 세인트루이스의 선발투수 가르시아에 완연히 밀리는 분위기였다.
분위기 반전은 7회 초 2사 1루에서 시작됐다. 추신수가 비로소 가르시아 공략에 성공한 것. 가르시아의 초구를 가볍게 밀어 쳐 좌익수 앞에 빠져나가는 안타를 때린 것. 후속 타자 크리스 헤이시의 적시 2루타가 터지면서 스토어는 3대 4로 좁혀졌지만 추신수는 3루까지만 갔을 뿐 홈을 밟진 못했다.
추신수의 진가는 4대 4로 맞선 9회 초에 드러났다.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을 골라낸 추신수는 상대 투수의 폭투로 2루에 진루한 뒤 브랜든 필립스의 우전 적시타가 터지자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다.
9회 신시내티의 타선이 대폭발하면서 타자 일순해 추신수는 9회 초 다시 한 번 타석에 들어섰다. 1사 만루 상황이었다. 여기서 추신수는 좌측 라인선상에 떨어지는 주자일소 3타점 2루타를 작렬했다.
이처럼 추신수를 필두로 9회초 타선이 대폭발한 신시내티는 9회에만 무려 9점을 뽑아내 4대 4의 팽팽한 경기 분위기를 13대 4의 완승으로 뒤바꿔 놓았다.
문제는 중견수 추신수였다. 1회 말 2사 2, 3루 상황에서 야디어 몰리나가 친 타구가 추신수를 향했다. 무난히 처리하며 1회를 종료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추신수가 결정적인 실책을 범했다. 글러브에 들어왔던 공이 다시 튀어 나오길 두 번 반복하다 결국 추신수는 공을 놓치고 말았다. 이로 인해 2,3루 주자는 모두 홈에 들어오면서 추신수의 실책이 2실점으로 이어졌다.
결정적인 실책은 6회 말에도 이어졌다. 이번에도 몰리나가 친 타구가 화근이 됐다. 1회 말 상황과 거의 유사한 상황에서 추신수가 비슷한 실책을 범한 것. 이번에도 공이 추신수의 글러브에 들어왔다 빠져나갔다. 이로 인해 1실점했다.
당시 신시내티는 1대 3로 뒤지며 끌려가던 분위기를 6회 초 터진 필립스의 한 점 홈런으로 변화시키던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2대 3으로 턱밑까지 추격했던 신시내티가 추신수의 실책으로 2대 4가 돼 버린 것. 자칫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얻는 결정적인 실책이 될 뻔 했다. 다행히 추신수를 비롯한 타선이 경기 후반 대폭발하면서 신시내티는 승리했지만 추신수의 2실책 3실점으로 인해 호투한 신시내티의 선발투수 매트 라토스의 승리는 날아갔다. 만약 추신수의 3실점이 없었더라면 매트 라토스는 2대 1로 앞선 상황에서 강판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라토스는 6회 수비가 끝난 뒤 벤치에서 라토스는 두 번째 실책을 범한 추신수를 찾아가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잘 나가는 신시내티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벤치 분위기였다.
추신수는 비록 2실책으로 3실점했지만 3루타 포함 2안타로 3타점을 올리며 자신으로 인해 기록된 실점을 다시 타점으로 채워 넣었다. 팀 역시 대승을 거뒀다. 그렇지만 한 경기에서 같은 타자의 비슷한 타구를 두 번이나 실책하면서 개박을 앞두고 제기된 추신수 중견수 이동 무리론이 다시 재기될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