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에 건설 중인 타운하우스 전경. 권상우, 류승룡, 신하균도 운중동에 거주하고 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그런데 최근 들어 연예인들이 한 차원 더 높은 부촌에 입성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재벌가 밀집지역으로 알려진 한남동과 성북동 등으로 대표되는 부촌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전히 연예인에겐 머나먼 동네였다. 그렇지만 최근 성북동 중심가에 한류스타 배용준이 둥지를 틀면서 이런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 특히 신흥 부촌으로 급부상 중인 서판교 지역으로 톱스타들이 대거 이주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11년 배용준이 성북동 중심가에 집을 산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었다. 현대그룹 일가를 비롯해 대기업 일가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성북동 중심가에 연예인이 집을 산 것이 상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물론 성북동과 한남동 등 대표적인 부촌에 거주하는 연예인은 배용준 이전에도 있었다. 그렇지만 성북동과 한남동에서도 대기업 일가가 사는 중심부는 연예인에게 배타적이었다. 그 동네에선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집을 새로 살 사람의 사회적 지위와 인품까지 본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였다. 아무리 돈이 많을지라도 사회 저명인사가 아닌 연예인은 입주가 쉽지 않은 동네였던 것.
그 대신 소위 말하는 강남 벨트는 연예인들의 보금자리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강남구 청담동에는 조영남, 한채영, 최지우, 송윤아-설경구 부부, 차승원, 황신혜, ss501 출신 김현중 등이 살고 있다. 또 논현동에는 장근석, 류시원, 이요원, 서지영, 이혜영 등이 거주하고 있다. 삼성동은 송혜교와 손예진, 이필립, 가수 이은미, 장동건-고소영 부부, 이휘재 부부 등이 둥지를 틀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복잡한 도심보다는 쾌적한 자연환경과 조용한 동네가 각광을 받으면서 서울 근교 지역이 신흥부촌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서판교는 자연환경과 거주자가 많지 않은 조용한 곳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숨은 ‘능력자’들이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뒤로는 청계산이, 앞으로는 운중천이 흘러 한남동처럼 풍수지리적으로도 좋은 기를 받고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강남까지 자가용으로 20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아 교통편도 매우 편리하다.
서판교가 신흥부촌으로 급부상한 것은 숨은 재벌들과 부유한 연예인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소문이 나면서부터다. 서판교는 연예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알려진 경기도 일산보다 더 높은 땅값을 자랑한다. 서판교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일산은 이미 건물들이 다 지어져 부촌이 형성된 곳이고, 이곳은 이제 지어지기 시작한 신도시기 때문에 땅값 차이는 많이 나지 않지만 거주공간은 아파트 기준으로 2배 정도 차이가 난다. 서판교는 강남권이기 때문에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신하균의 집.
배우 권상우는 운중동의 ‘연예인 빌라’로 알려져 있는 르씨트 빌모트 빌라에 자택을 소유하고 있다. 2003년에 건설된 이 건물은 고급 타운하우스로 총 5개동에 36가구가 거주한다. J 부동산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운중동에 새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는 것에 비하면 개발 초에 지어진 건물이라 시세가 15억 원가량밖에 안 된다. 다른 건물에 비해 가격이 낮은 편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 빌라에는 배우 김영철도 거주하고 있다. 빌모트 빌라가 ‘연예인 빌라’라고 불리는 이유는 평수대가 크고 경비원을 두는 등 보안이 잘돼있기 때문이다. 배우 김보성도 운중동 주민이다. 그는 월든힐스에 살고 있다. 월든힐스는 대규모 타운하우스로 3단지까지 있다. 48평부터 65평까지 있으며, 시가는 13억~30억 원 정도다.
하지만 진정한 고급 주택은 바로 개인 주택이다. 서판교에는 토지를 구입해 직접 자신이 원하는 집을 짓는 경우가 많다. 최근 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 열연 중인 신하균도 운중동의 새로 지은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신하균의 단독주택에 대해 근처 부동산업자들은 “시세가 20억 원은 넘는다. 25억~30억 원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하균의 집 주변은 비슷한 크기의 단독주택들이 즐비해 ‘고급주택촌’을 형성하고 있다. 이외에도 배우 류승룡과 이보희, 축구감독 서정원, 만화가 허영만 등이 운중동에 거주하고 있다.
서판교가 신흥 부촌으로 부상하자 이 지역에 관심을 보이는 연예인들도 점점 늘고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이미숙 신애라 최민수 등도 집을 알아보러 왔었다”고 귀띔했다. 서판교 중에서도 경부고속도로 옆에 위치한 판교동은 자연환경이 좋은 운중동보다는 집값이 싼 편이다. 원투의 송호범은 판교동에 가족을 위한 보금자리를 만드는 중이다. 이제 외관이 완성된 송호범의 집은 신하균과 평수가 비슷한 단독주택이지만 시가가 15억~16억 원 정도다. 판교동은 근처에 학교가 위치해 있어 두 아이를 둔 그로서는 최적의 입지조건인 셈이다.
J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주거트렌드가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편이고 이곳에 고급 빌라나 주택들이 생겨나고 있어 앞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