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뛰어넘어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세계 최고령 햄버거가 있다. 지난 1999년 미 유타주의 맥도날드에서 한 남성이 구입한 이 햄버거의 나이는 무려 열네 살.
그런데 생김새만 봐서는 방금 주문한 ‘갓난햄버거’라고 해도 깜박 속을 지경이다. 피클과 양상추만 사라졌을 뿐, 빵이며 패티는 그대로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기 때문. 게다가 곰팡이도 안 슬고, 역한 냄새도 안 나니 14년이란 세월이 무색할 정도다.
그럼 이 햄버거는 어쩌다 이렇게 오랜 세월을 버티게 된 걸까. 햄버거의 주인인 데이비드 휘플러의 말을 들어보자. “사실 애시당초 이렇게 오래 보관할 생각은 없었어요. 처음에는 햄버거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기 위해서 30일 동안만 갖고 있을 생각이었죠. 그런데 깜박하고 햄버거의 존재를 까맣게 잊어버린 거에요! 그렇게 2년이 지나 아내가 코트 주머니에 있는 햄버거를 우연히 발견했어요. 그런데 세상에, 그대로더라구요. 깜짝 놀라서 더 버텨보기로 했고, 그렇게 14년이 흐른 거죠.” 한때 경매에 붙여 돈을 벌어볼까도 생각했지만 이내 아이들 교육용으로 소장하기로 마음먹었다나.
그런데 잠깐, 혹시 ‘방부제 빵빵 채운 늙지 않는 햄버거를 먹으면 나도 늙지 않겠지’, 뭐 이런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물론 없을 테지?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