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네 장의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상위권 경쟁이 리그 막판 최고의 볼거리로 급부상 중이다.
이미 2장은 1,2위를 확정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맨체스터 시티의 몫이 됐고 남은 2장을 3위 첼시(승점 69점), 4위 아스날(승점 67점), 5위 토트넘(승점 66점)이 다투고 있다.
그만큼 9일(한국시간) 첼시의 홈구장 런던 스탬포드브릿지에서 열린 2012~13시즌 EPL 36라운드 경기는 뜨거운 관심 속에 치러졌다.
TV 중계 화면 캡쳐
지는 팀에겐 악몽, 이기는 팀에겐 환호가 따르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만약 첼시가 승리할 경우 승점 71점이 되고 토트넘은 65점이 된다. 두 경기가 남은 터라 첼시가 전패하고 토트넘이 전승하면 승점 6점차가 동률이 될 수 있지만 이미 두 팀 사이에 골득실차가 16점이나 돼 사실상 첼시가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갖게 된다.
반면 토트넘이 승리할 경우 토트넘이 68점으로 첼시와 동률을 이루게 된다. 여전히 토트넘이 첼시보다는 불리한 상황이지만 아스널(67점)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서면서 아스널이 절벽 끝으로 몰릴 뻔 했다.
그렇지만 첼시와 토트넘은 2대 2 무승부를 거뒀다. 두 팀 다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2대 1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무리한 첼시 입장에선 후반 35분에 터진 토트넘 시구르드손의 동점골이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두 팀의 무승부로 가장 안도한 팀은 역시 4위 아스널이다. 이제 첼시는 아스톤빌라와 에버튼, 아스널은 위건과 뉴캐슬, 그리고 토트넘은 스토크 시티와 선덜랜드와 경기를 치른다. 세 팀 모두 무난한 일정이다. 만약 세 팀이 모두 남은 두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할 경우 첼시와 아스널이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확보한다. 그렇지만 단 한경기라도 삐끗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우선 첼시 입장에선 에버튼과의 경기가 중요하다. 에버튼은 승점 60점으로 리그 6위를 달리고 있는 강팀이다. 게다가 유력한 맨유의 새 사령탑으로 알려진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자신의 저력을 입증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첼시전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
아스널 역시 치열한 강등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위건과의 경기가 부담이다. 위건은 승점 35점으로 리그 18위다. 매 시즌 강등권에 뒤쳐져 있다 기적적으로 강등권에서 탈출해온 위건 입장에선 또 한 번의 기적이 필요하고 그 희생물이 아스널이 될 수도 있다.
남은 경기 일정이 그나마 가장 무난한 팀은 토트넘이다. 그렇지만 두 경기를 모두 이길 지라도 자력으로는 4위 등극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토트넘의 가장 큰 핸디캡이다.
올 시즌 EPL은 선두 경쟁이 거의 없다 싶을 정도로 맨유가 이르게 우승을 차지하며 거장 퍼거슨의 은퇴를 빛나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유래 없는 치열한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 경쟁과 강등권 경쟁으로 리그 마지막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심지어 리그 11위 스토크 시티까지 강등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