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윈도에 떡하니 들어앉아서 열심히 사무를 보(는 척하)고 있는 이 남성의 정체는 ‘구직자’다. 누군가 자신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감동받아서 취직을 시켜주길 바라는 마음에 마네킹이 되길 자처한 것이다. 쇼윈도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면 이 남성의 셀프 홍보 영상도 조회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음에 든다면 직접 쇼윈도 안으로 들어와서 그 자리에서 바로 면접을 시행할 수도 있다.
물론 이렇게까지 하려면 기나긴 백수 생활에 지쳐 쪽팔림이나 자존심 따위는 멀리 지구 밖으로 날려버린 지 오래여야 한다. 쇼윈도에 앉아봤던 전직 국세청 직원은 “마치 내가 원숭이가 된 기분이었다”고까지 말했다.
그럼 효과는 있을까. 마케팅 회사 ‘레퓨테이션 코펜하겐’에 따르면 일단 시작은 성공적이다. 지금까지 마네킹 놀이를 한 구직자들 가운데 세 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일단 취직만 된다면야 원숭이건 마네킹이건 그런 굴욕 따위가 뭔 상관? 용감한 자만이 미인을 얻고, 절박한 자만이 취직을 할지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