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정인영 물폭탄' 논란이 야구계와 방송계 간의 갈등 양상으로 확전될 조짐이 일고 있다.
지난 26일 LG트윈스 임찬규는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SK와이번스의 경기 직후 열린 정의윤 선수와 KBS N 정인영 아나운서와의 인터뷰 도중 물을 뿌렸다. 끝내기 안타로 팀 승리를 이끈 정의윤을 향한 축하 세리머니였다. 하지만 옆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던 정인영이 함께 물 폭탄을 맞으면서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일자 임찬규와 팀 고참인 이병규는 정인영에게 정중히 사과의 뜻을 전했고,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도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KBS N 측이 'LG 인터뷰 거절' 입장을 전하는 등 방송계가 불쾌감을 표하면서 사태는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KBS 한성윤 기자는 경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구인들 I goed같은 영어실력은 못 배워서 그렇다 치고 기본적인 개념은 찾아라. 여자 아나운서가 만만하지?”라며 야구선수들을 무시하는 듯한 글을 올려 야구계를 자극시켰다.
그러자 사과 입장을 보였던 선수협이 다시 발끈했다. 선수협은 28일 “한 야구선수의 세레모니에 관해 해당 구단과 선수들이 충분한 사과를 했고 해당 방송사도 선수협에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야구팬 여러분들과 피해자들에게 사과드리며 이번 사건을 방송사와 선수들간에 지켜야할 선과 규칙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겠다”며 다시 한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선수협은 “야구선수들을 못 배우고 형편없는 사람들로 모욕한 KBS 한성윤 기자에 대해서는 소속 방송사의 공식적인 징계와 앞으로 야구계에서 퇴출시킬 것을 요청한다. 야구인들과 야구팬들을 위해서라도 한 기자의 취재에 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한 기자에 대해서는 강경 모드로 전환했다.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 했던 '정인영 물폭탄' 논란이 선수협의 '한성윤 퇴출' 요청으로 다시 야구계와 방송계 간의 자존심 대결 양상으로 확전되고 있는 모양새다. 갈수록 그 열기를 더해지고 있는 프로야구 흥행몰이 와중에 터진 '정인영 물폭탄' 사태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