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외로 유흥업소 접대 여성과 남자 연예인이 깊은 남녀 관계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텐프로’ 같은 고급 유흥업소에서 만나 처음 인연을 맺고 서서히 그 관계가 깊어져 개인적으로 만나서 사랑을 나누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 이런 부분에 대해선 접대 여성들에게도 일정 부분 환상이 있다고 한다. 역삼동 소재의 텐프로 업소 새끼마담 A의 얘기다.
“잘나가는 연예인이랑 사귀면 당연히 좋지 않겠나? 어떤 연예인은 살 집과 외제차 사주고 일 그만두게 한 뒤 매달 용돈까지 줬다더라. 연예인이면 당연히 잘생겼을 터이고. 그런데 그런 경우는 백에 하나도 안 된다. 오히려 당하는 애들이 더 많다. 집을 사주긴커녕 애들 집에 몰래 드나들고, 용돈을 주긴커녕 돈 빌려가 안 갚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래서 애들한테 연예인 조심하라는 얘길 자주 한다.”
그의 얘기에서 나가요촌을 드나드는 남자 연예인에 대한 정보를 처음 접했다. 사실 연예인이라고 모두 톱스타는 아니다. 사귀는 여성을 위해 집과 차를 사주고 술집 일을 그만두게 한 뒤 용돈까지 줄 수 있는 남자 연예인의 수는, 사실 매우 한정적이다. 그렇다고 보는 눈이 많은 나가요촌을 직접 찾는 남자 연예인이 많다는 얘기 역시 쉽게 이해가 가진 않는다. 이런 궁금증에 대해 논현동 나가요촌에서 벌써 4년째 지내고 있다는 한 접대여성 B가 자세한 설명을 해줬다.
“한동안 같은 빌라에 지속적으로 드나들던 탤런트가 있었어요. 누군지 말하면 세상이 발칵 뒤집힐걸요. 모자 눌러쓰고 최대한 비밀리에 오가지만 그 빌라에 사는 애들은 다 알았어요. 딴 데서 만나도 되는데 굳이 거기로 오는 이유는 남들 눈에 안 띄는 곳이라는 핑계 때문이에요. 안 바쁠 땐 와서 3~4일씩 있다 갈 때도 있어요. 같이 놀다 밤에 여자친구 일 나가면 기다리다가 오면 또 같이 지내고 뭐 이런 식이죠.”
호스트바 등에서 일하는 접대남성들은 소위 ‘작업’이라는 걸 한다. 돈 많은 여자 손님을 꾀어 목돈을 뜯어내는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접대여성이 돈 많은 남자 손님에게 작업을 한다는 얘긴 거의 없다. 오히려 남자 손님과 개인적인 만남을 이어가다 몸 주고 마음 주고 돈까지 날리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몇몇 남자 연예인은 접대여성을 상대로 ‘작업’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다시 접대여성 B의 얘기다.
“이 일 하는 애들이 모두 정이 많아요. 그래서 다 당하는 거죠. 처음엔 연예인이 자기한테 넘어왔다고 자랑하는데 나중에 보면 단물만 빨리고 버림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여자네 집인 나가요촌에 와서 놀다가 친구들 만나러 가는데 현금이 없다며 몇 십만 원 정도 빌려가는 경우는 그나마 괜찮은 거예요. 아예 신용카드를 빌려가서 몇 백만 원씩 술집 가서 쓰는 경우도 있어요. 술집에서 일하는 애 카드 빌려서 다른 술집 가서 술을 마신다는 게 말이나 돼요? 심지어는 이사 가거나 새 차 사는 데 돈이 모자란다며 수천만 원씩 빌려간 뒤 연락 끊는 경우도 있어요. 애들이 그런 목돈이 어디 있어요? 다 가게에서 마이킹 받게 만들어 갖고 튀는 거죠.”
남자 연예인이 돈을 빌릴 때 쓰는 몇 가지 상투적인 표현이 있다. 매니저가 은행 일을 전담해 당장 현금이 없다며 다음에 올 때 매니저한테 말해 받아오겠다는 얘기가 가장 흔하다. 두 번째는 목돈을 빌려갈 때 쓰는 유형으로 ‘새 작품(내지는 앨범) 계약에 맞춰 일을 진행했는데 계약이 조금 미뤄져서 그런다. 계약금 받으면 줄게’다.
몇몇 남자 연예인이 이런 방식으로 접대 여성들을 여럿 울린 것이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연예인과 개인적인 만남은 조심해라. 특히 누구는 절대 안된다’는 얘기가 유흥업계, 특히 텐프로 업계에서 ‘블랙리스트’로 나돌고 있다고 한다. 새끼마담 A는 다음과 같이 나가요촌을 찾는 남자 연예인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
“텐프로 애들은 다 괜찮아요. 술집에서 일은 하지만 다 예쁘고 똑똑해요. 좋은 대학 다니는 애들도 많고. 대부분 2차도 없고 술자리도 난잡하지 않아요. 그러니 연예인들도 애들이 이성으로 끌리는 경우가 많겠죠. 괜찮은 연예인 손님이 더 많아요. 몇몇 질 안 좋은 연예인이 물 다 흐리는 거죠.”
조재진 프리랜서
신부가 혹시… “그건 오해”
나가요촌을 자주 오가다 그곳에 사는 여성과 결혼한 남자 연예인도 있다. 그렇지만 접대여성과 결혼한 것은 아니다.
나이 차 많은 여성과 결혼해 화제를 불러 모은 남자 연예인 가운데 한 명인데 그가 자주 나가요촌을 찾은 이유는 그 여성의 집이 거기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나가요촌에서 그 연예인을 목격한 바 있다. 그렇지만 그 여성은 유흥업계와는 무관한 일을 하고 있었다.
최근 나가요촌이 급변하고 있다. 이미 양대 나가요촌 중 하나인 역삼동 지역의 나가요촌은 사실성 해체됐다. 여전히 그 동네 사는 접대여성도 있지만 이젠 동네 주민의 일부일 뿐이다. 논현동 지역 나가요촌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이 동네 역시 접대여성이 아닌 이들도 많이 산다.
접대여성의 수가 줄어든 것도 있지만 예전처럼 나가요촌에 사는 것보다 다른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긴 이들도 많다. 따라서 더 이상 나가요촌에 산다고 접대여성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게 됐다. 그런 만큼 나가요촌을 오가는 남자 연예인이라고 무조건 색안경 끼고 볼 필요도 없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