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개똥을 보면 불쾌감이 확 밀려오게 마련. 게다가 잘못해서 밟기라도 한다면 그날 기분은 완전 똥이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스페인의 작은 도시인 브루네테가 기발한 정책 하나를 시행하고 있다.
마드리드에서 서쪽으로 32㎞ 떨어진 곳에 위치한 브루네테 시당국은 도로 위에 버려진 개똥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중 묘안을 하나 떠올렸다. 치우지 않고 두고 간 개똥을 수거해서 주인집으로 되돌려 보내주는 방법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자원봉사자 수십 명이 거리를 순찰하면서 개와 그 개의 주인을 매의 눈으로 감시한다. 그러다가 개가 똥을 싸면 주인이 똥을 치우는지를 살피고, 만일 치우지 않을 경우에는 즉시 주인에게 다가가서 슬쩍 개의 이름과 품종을 물어본다.
그리고 주인이 자리를 뜨면 즉시 개똥을 상자에 담아 포장한 다음 ‘분실물’ 스티커를 붙인다. 그런 다음 시당국에 등록되어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개 주인의 집주소를 알아낸 후 즉시 해당 주소로 개똥을 배달하면 임무 완료다. 이렇게 뒤늦게 배달된 개똥을 받아든 주인의 얼굴이 똥 씹은 얼굴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
지금까지 이렇게 집으로 배달된 개똥은 모두 147개였으며, 이 방법은 시행 후 거리에 버려진 개똥이 70%가량 줄어들었을 만큼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하긴 이 정도면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올 기세인데 어떻게 안 치우고 배길 수 있을까.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