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급여예산 해마다 늘고, 미지급액도 큰 폭 증가
뇌경색으로 편마비가 있어 재활치료를 한지 3년이 지난 40대 수급자 A씨. A씨는 지팡이를 사용해 거동이 가능하고, 어눌하지만 의사소통도 가능해 돌봐줄 사람만 있으면 퇴원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A씨를 집에서 돌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A씨의 어머니는 퇴원을 거부하고 있다. 게다가 수입이 생기면 의료급여수급권이 상실된다는 이유로 A씨의 20대 자녀는 취업을 하지 않고 있다.
최근 A씨와 같은 ‘사회적 입원’이 증가하면서 지방 의료 재정에 악영항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감사원 감사 결과 2012년 1~3월 전국 1100여 곳의 요양벙원에 입원한 환자 10만7895명 가운데 28.8%인 3만1075명이 경미한 통증이나 천식(1만9452명), 신체기능저하(9137명), 일상생활 불편(2486명)으로 입원한 이른바 ‘사회적 입원’ 환자로 조사됐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 중 3분의 1은 반드시 요양병원에 입원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들인 셈. 이들의 1인당 연간 진료비는 2천여만 원에 달한다.
최근 수년간 요양병원의 급속한 증가와 맞물려 의료급여수급자들의 사회적 입원도 증가추세에 있어 지방의료재정의 불필요한 지출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18일 경기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 요양병원 수는 전국 1136개소 중 20%인 230개소로서 전국에서 가장 많다. 또 21만여 명의 도내 의료급여수급자가 2013년 사용할 의료급여비용은 8121억 원이나 된다.
올해 경기도 의료급여예산 가운데 경기도 부담금 또한 1619억 원으로 지난 2009년 1230억 원보다 389억 원이나 증가했다. 진료비 미지급액은 2009년 40억 원에서 2012년 740억 원으로 18.5배나 급증했다.
특히 2012년 경기도 의료급여 전체진료비 7380억 원 중 병원과 요양병원의 입원진료비는 2321억 원이며, 요양병원 입원진료비는 1105억 원으로서 전체진료비의 15%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의료급여재정 효율화 및 의료급여수급자의 자가 건강관리능력향상을 위해 장기입원 환자 사례관리, 입원 실태 파악에 나서고 있다.
치료목적이 아닌 입원은 외래 이용으로 전환하거나 재가서비스 또는 시설입소 등으로 연계해 불필요한 입원을 방지하고 의료급여재정을 안정화하기 위한 시도이다.
도는 우선 입원 가능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의료기관 간담회를 실시하고, 의료기관 관계자들에게 합리적 의료이용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시군 의료급여 관리사와 함께 의료현장을 직접 방문, 진료원장, 원무팀장 등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입원환자의 건강상태 및 입원실태를 파악했다.
실제 한 요양병원에 입원한 보장시설 수급자를 살펴 본 결과, 20여 명 가운데 시설 전문가들에 의해 생활이 가능한 사람도 있었고, 한 시군은 장기입원사례관리 대상자 107명 중 19%인 20명이 아예 병원주소로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 관계자는 “질병대비 불필요한 입원의 경우 심사평가원의 전문심사와 연계해 집중 관리할 계획”이라며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의료급여비용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간담회, 사례관리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성식 기자 ilyo11@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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