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바의 이효복 사장은 독특한 실내장식을 통해 성공신화를 이루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매장에 들어서면 한여름에도 눈이 내리는 스노우 바, 시원한 얼음이 가득 차 있는 아이스 바, 재미있는 게임을 할 수 있는 카지노 바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천편일률적인 생맥주 전문점에서 벗어나 다양한 먹을거리와 볼거리, 놀거리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웨스턴 바, 그것이 바로 세계맥주전문점 ‘와바’입니다.”
이효복 사장은 기존 호프집과 차별화한 화려한 인테리어, 새롭고 다양한 콘셉트로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가맹점을 270개까지 개설했다.
그의 남다른 인테리어 감각이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것은 비디오방 창업 때부터였다고 한다. 1990년대 초반 비디오방이 한창 유행하던 시절, 남들은 좁은 공간에 방 하나를 더 설치하려고 애를 썼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로비를 넓고 고급스러우며 세련된 공간으로 만들어 고객만족도를 높인 것. 독특한 인테리어가 소문이 나면서 지인의 노래방 인테리어를 도와주게 됐고, 이후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인테리어 사업을 시작했다.
웨스턴 바 창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인테리어 사업을 통해서였다. 우연히 72㎡(22평) 규모의 지하 1층 소주방을 바텐더가 없는 가격파괴 세계맥주전문점으로 바꿔줬는데 하루 평균 150만~2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공을 거둔 것.
이에 놀란 그도 곧장 웨스턴 바 창업에 나섰다. 1996년 성업 중이던 노래방과 비디오방을 정리하고 성신여대 입구에 215㎡(65평) 규모의 대형 웨스턴 바 ‘락앤롤’을 차렸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였다. 그는 바텐더가 있는 고급 웨스턴 바를 차렸는데 바텐더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됐고, 결국 가게 문을 닫게 된 것이다. 2억 원의 투자금은 모두 날아갔다.
“실패의 표면적 원인은 인력 수급 문제였지만 깊이 들어가 보니 매장 인테리어에 더 큰 문제가 있었더라고요. 당시 웨스턴 바는 바텐더가 서는 메인 바를 가게 중심에 두게 되어 있었는데 이것이 가게가 바텐더 중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원인이었지요.”
본질적인 문제를 파악하게 됐지만 다시 투자할 여력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외환위기까지 닥쳤다. 창업 수요가 뚝 끊기면서 인테리어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때 반짝하고 등장한 아이템이 있었으니 바로 콜라텍이었다. 이거다 싶은 생각에 콜라텍 인테리어 사업에 나섰다. 창업자들의 인테리어 문의가 쇄도하면서 다시 정신없이 바빠졌지만 공사 대금을 못 받으면서 결국 2억 원이라는 빚만 떠안게 됐다.
그는 300만 원의 부채가 있는 음향업체 사무실 한켠에 책상 하나를 두고 혈혈단신 인테리어 사업을 재개했다. 점심식사를 위해 자주 들르던 사무실 앞 1층 칼국수집, 2층 용봉탕집이 눈에 들어왔다. 음식점 입지로는 아까워 보이고 맥주전문점을 열면 잘 될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단다.
이 사장은 운영자를 설득해 인테리어 공사를 맡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이 직접 나서 495㎡(150평) 규모의 웨스턴 바로 리모델링했다. 비용은 1억 원, 인건비는 받지 않았다. 그렇게 태어난 웨스턴 바 ‘텍사스’는 하루 평균 200만 원이라는 매출을 기록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운영자가 고마운 마음에 그에게 예비 창업자 20명을 소개시켜줬다.
“텍사스라는 브랜드는 지명을 나타내기 때문에 상표등록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나만의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와바’를 출시했습니다.”
와바는 ‘한 번 와서 보라’는 뜻. 2000년 12월 서울 신문로에 개설된 와바 1호점은 얼음이 채워진 아이스 바, 맥주를 쌓아올린 맥주신전 등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고객 몰이에 성공했다. 1억 2000만 원을 투자한 70㎡(21평) 규모의 매장은 문전성시를 이루며 월 45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는 2001년 ㈜인토외식산업이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에 돌입했다. 이후 창업 1년 만에 가맹점은 50여 개로 늘어났고, 빚을 모두 청산한 2003년에는 정치·금융 중심지인 여의도에 330㎡(100평), 230석 규모의 직영점을 개설했다. 여의도점은 현재 월평균 8000만~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단다.
2005년에는 제2 브랜드인 참숯화로구이전문점 ‘화로연’을 론칭, 현재 종로와 명동, 여의도에 3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363㎡(110평) 규모의 화로연 명동점의 경우 월매출 1억 8700만 원을 기록, 2억 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이 사장은 2004년 ‘공동창업’으로 창업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창업자금이 부족해 혼자서 가맹점을 개설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본사와 공동창업의 형태를 마련한 것.
그는 “개인이 가맹점을 낼 경우 투자금액이 2억∼3억 원 이상인데 공동창업을 하게 되면 최소 5000만∼1억 원 정도로 창업이 가능하다”며 “최근에는 직접 운영을 하지 않고 매월 고정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맥주전문점 와바 17개, 화로구이전문점 화로연 3개가 공동창업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매장별 평균수익률은 투자금 대비 연 20%에 달한다고.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와바는 지난해 40개 점포를 오픈했고, 올해 35개 가맹점 개설을 앞두고 있는 등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와바는 매출 190억 원, 화로연은 26억 원을 달성했단다.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현재 중국에 6개 가맹점이 운영 중인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도 660㎡(200평) 규모의 와바가 곧 개설될 예정이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