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바둑연맹 지부대항전이 ‘계룡산자연사박물관’에 열려 관심을 끌었다. 사진은 박물관 입구 모습.
한 달 전에 지부대항전을 벌인 단체는 여성연맹-1(여성연맹)이다. 여성연맹은 전국에 24개 지부를 두고 있다. 지부대항전에는 20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루었고, 경기 종목은 단체전과 페어바둑이었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A조 : 우승 - 대전a (정수진 신종숙 김귀란 정희복 엄향미) / 준우승 - 서울a (장용미 문영자 고정남 송정숙 김경원) / 3위 - 군포a (김순득 임경화 김윤숙 김인숙 양은숙) / 4위 - 전주 (백근주 고선숙 김강미 조옥랑 송윤숙) / 5위 - 서울b (김시옥 차영희 윤재경 김정희 유혜연
B조 : 우승 - 부산 (박정애 배선자 김향희 박수동 김미자) / 준우승 - 대구 (한미애 조애자 양을희 고이순 권지영) / 3위 - 인천b (이옥덕 이현숙 이연풍 손순애 민순자) / 4위 - 대구b (서경자 강권점 최경숙 조정옥 박노준) / 5위 - 서울b (권복남 김인순 김병순 이원자 심엘리사) / 6위 - 안양 (신효숙 김현숙 김순자 고순재 이정숙)
이밖에 A조 광주 팀(윤수경 박병희 이명렬 김순덕 최미경)이 격려상, 최고령 참가자 김기상 할머니가 특병상을 받았다. 김 할머니는 올해 94세. 김 할머니는 단아한 자세, 흐려지지 않은 총기로 즐겁게 바둑을 두었다.
여성 바둑인들이 대국을 벌이는 모습.
1층 공룡 전시실에는 1억 5000만 년 전 지구상에서 사라졌던 공룡이 부활해 있다. 티라노사우르스 브라키오사우르스 같은 거대 공룡의 골격과 화석, 발굴과정, 공룡시대의 생태 등이 디오라마(diorama)로 전시되어 있으며 한반도에서 발견된 공룡화석의 분포도를 확인할 수 있다.
2층 전시관의 주제는 우주와 지구. 우주의 역사, 한반도에 분포하는 다양한 암석과 광물, 전 세계의 아름다운 보석, 시대별 다양한 화석, 동물의 세계와 바다의 세계, 곤충의 세계 등이 펼쳐진다.
3층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하고 있는 생명체인 인류와 지구에 서식하는 생명체에 영양과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식물에 대한 자료와 정보들이 있다.
계룡산자연사박물관의 소장-전시품은 정리된 것만 5000점, 정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들을 합하면 1만 5000점이다. 박물관의 외형도 그렇지만 전시품목에서 국내 선두다. 게다가 민간이다. 서울 서대문에 있는 박물관의 전시품이 1200점 정도라는 것과 비교하면 미루어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다. 전시품을 모으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까. 조한희 박물관장(59)에게 물어보았다. “40년”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박물관을 생각한 사람은? “시아버님입니다.”
회원들이 박물관 입구에서 기념촬영하는 모습.
계룡산박물관은 생전에 자나 깨나 과학 교육을 주창하고 우리 과학의 노벨상 수상을 꿈꾸었던 이기석 박사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자신의 신념과 꿈이 이루어지는 그날을 위해 전 재산을 바친 곳이다. 조 관장은 이화여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는데, 미국에 유학 가서는 큐레이터 공부를 했다.
그런데 어떻게 바둑대회를 유치하게 되었을까. 조 관장이, 옆에 앉아 같이 얘기를 나누던 여성연맹의 박애영 회장을 가리킨다.
“대회 장소라면 한국기원 아니면 체육관인데, 좀 다른 곳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우연히 인터넷에서였든가, 아무튼 계룡산박물관을 알게 됐어요. 여기서 바둑대회 할 수 있느냐고 물어봤지요. 첫 마디에 좋다고 하시더라구요. 직접 만나보니 동문이시네요…^^” 박 회장이 선배.
바둑과 박물관, 잘 어울린다. 어쩌면 바둑대회 장소로는 최적일지 모르겠다. 바둑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바둑은 인문정신의 정화(精華)라고 자랑한다. 박물관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박물관은 역사와 철학과 문학이 흘러 들어오는 곳, 인문정신의 호수라고 말한다. 조 관장도 “바둑과 만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일정만 맞으면 언제든 대회 장소로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광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