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희섭과 김용달 코치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뜩이나 김 코치는 이른바 ‘선동열 사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하지만, 선 감독은 김 코치에게 “타격에 대해선 충분한 권한을 주겠다”는 말로 KIA 합류를 제안했고, 실제로 코치로 부임하자 배팅오더 작성까지 맡기면서 무한 신뢰를 나타냈다.
사실 선 감독이 내심 김 코치를 원한 이유 가운덴 그가 최희섭을 잘 지도하리란 기대가 숨어 있었다. 최희섭은 지난해 선 감독 부임 때부터 코칭스태프와 관계가 좋지 않았다. KIA 코칭스태프는 “메이저리그 출신의 베테랑 타자가 자기 관리를 너무 못한다”고 실망했고, 최희섭은 “코칭스태프가 나를 너무 인정하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KIA의 한 코치는 “선 감독이 야인으로 지내던 김 코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났을 때 ‘참 합리적인 사람’이란 인상을 받았다”며 “대화와 설득력이 뛰어난 김 코치라면 최희섭을 잘 다독여줄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6월 13일 열린 KIA와 NC의 경기에서 KIA 최희섭이 9회말 끝내기 안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최희섭은 다짐대로 5월까지 맹타를 휘둘렀다. 득점권 타율도 4할에 가까웠다. 특히나 잔뜩 위축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 시즌엔 웃음도 되찾았다. 2009년 최희섭과 호흡을 함께했던 두산 황병일 수석코치는 “김 코치가 최희섭을 품으면서 (최)희섭이가 상당히 안정을 찾은 것 같다”며 “희섭이의 숨어 있는 실력을 김 코치가 끄집어냈다”고 평했다.
최근 최희섭은 개인적 송사를 겪으며 기세가 다소 꺾였다. 그러나 과거처럼 갑자기 주저앉는 일은 없다. 김 코치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최희섭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며 “모든 이가 등을 돌려도 최희섭을 믿고, 응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