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법원이 17세 흑인 청년 트레이번 마틴(17)을 총격 살해한 조지 짐머만(29)에게 대해 무죄 평결을 내리자 흑인사회가 동요하는 등 인종차별 시위로 번질 조짐이다.
‘짐머만 사건’으로 흑인사회 여론이 들끓고 있다. 사진출처=SBS 뉴스 캡처
지역 자율방범대원인 조지 짐머만은 지난해 2월 플로리다주 샌퍼드에서 편의점에 들렀다 귀가하던 트레이번 마틴을 범죄자로 의심해 뒤쫓았고 다툼 끝에 그를 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
사망 당시 17세였던 마틴은 총기를 갖고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약물이나 음주를 한 상태도 아니었다. 범죄 전력 또한 전무했다.
사건 발생 직후 사법당국은 짐머만의 정당방위 주장만을 받아들여 44일 동안 그를 체포하지 않다가 뒤늦게 여론에 떠밀려 수사를 진행했다. 이런 가운데 플로리다주 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13일 짐머만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해 2급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다.
당시 6명의 배심원단은 공교롭게도 1명의 히스패닉계 백인을 포함해 모두 백인 여성으로 구성돼 있어 흑인사회가 더욱 격분하고 있다.
흑인 사회의 반응이 심상찮자 오바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은 법치국가이고 판결은 내려졌다. 마틴을 애도하는 열정으로 총기 소유로 인한 폭력을 막는 데 힘쓰자”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짐머만 사건'으로 논란이 커지자 일부에선 지난 1991년 LA에서 발생한 로드니 킹 사건을 떠올리며 이번 사건이 제2의 LA폭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