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2시 도쿄 기자회견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제 몇 달만 있으면 73살이 된다. 대개 장편 애니메이션 한 편을 만드는데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때로는 7년이 걸릴 때도 있다. 다음 작품까지 7년이 걸린다고 예상하면 그때 내 나이가 80”이라며 “더 이상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건 내가 할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다시 하고 싶다고 생각하더라도 그건 나이 든 노인의 욕심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미야자키 감독은 과거에도 두 차례 은퇴 발표를 한 바 있지만 몇 년 후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곤 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고령이란 점을 미루어 볼 때 번복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할 수 없을 경우 주위에서 흉을 볼까봐 말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미야자키 감독은 일선에선 물러나지만 1985년 설립한 도쿄 미타카의 지브리 미술관 전시에는 앞으로도 계속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야자키 감독은 <미래소년 코난>(1978)을 연출했고, 영화 <루팡 3세-카리오스트로의 성>(1979)으로 극장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원령공주>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었다. 그의 마지막 작품 <바람이 분다>는 일본에서 6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지만 전쟁 미화 논란으로 국내에선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