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말 한 마리가 있다. ‘루마 더 라이온’이라고 불리는 조랑말 ‘루마’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갈퀴를 휘날리는 머리를 보면 분명 사자 같지만 몸을 보면 또 말처럼 보이기 때문에 언뜻 봐서는 말인지 사자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5년 전부터 사자로 분장한 채 마장마술 곡예를 선보이고 있는 ‘루마’는 분명 조랑말이 맞다. 세 살 때부터 단짝 트레이너인 멜리 필포트와 ‘사자 연기’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것. 최근에는 영국 버밍햄에서 열린 65주년 기념 ‘올해의 말 쇼’에서 멋진 연기를 선보여 9500명의 관중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