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일본 경제전문가들로부터 ‘위기를 돌파하는 결단력, 일에 대한 열정,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합뉴스
손정의 회장은 합계 24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위기를 돌파하는 결단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서 2위는 ‘기업 부활의 신’으로 불리는 나가모리 시게노부 일본전산 회장(68)에게 돌아갔다. 나가모리 회장은 부실기업을 인수한 뒤 모두 1년 안에 흑자로 돌려놓은 신화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둘 다 20대에 회사를 창업, 그 후 30~40년간 회사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끌어올렸다는 교집합이 있다. 그러나 사실 공통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야후재팬의 직원은 “오전부터 손 회장의 지시가 계속 내려온다”고 말한다. 막대한 자산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손 회장의 일에 대한 열정이 아직도 식지 않았다는 방증인 셈이다. 나가모리 회장 역시 1년 중 휴일은 설날 오전뿐, 누구보다 일찍 출근한다.
‘경영자 스스로가 가장 열심히 현장에서 뛴다.’ 쉬우면서도 어려운 이 원칙을 두 사람은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사장실에 틀어박혀 결재서류에 사인만 하는 경영자와는 분명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실제 두 사람이 일궈낸 성공이 그 차이를 오롯이 증명하고 있다.
<주간겐다이>가 발표한 ‘일본 최고의 경영자 순위’ 3위에는 닛산자동차를 화려하게 부활시킨 카를로스 곤 회장(59)과 일본 최고 부호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64)이 공동으로 올랐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사내회의를 영어로 진행하고, 서구의 합리주의를 강조하는 글로벌 경영의 대표주자다.
다른 일본기업들이 “엔고, 디플레이션 등 6중고 때문에 힘들다”며 외부 환경만을 탓하고 있을 때 두 사람은 “하면 된다!”는 성공 사례를 보여줬다. 먼저 카를로스 회장은 고객만족을 중시하고, 비용절감과 우수한 제조기술을 통합시킨 새로운 경영기법을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반면 야나이 회장은 디플레이션 경제에 알맞은 경영 플랫폼을 구축한 점이 높이 평가된다.
왼쪽부터 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 카를로스 곤 회장, 야나이 다다시 회장.
고바야시 사장은 취임 후 채산성 없는 부분은 확실하게 잘라냄과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미쓰비시레이온을 인수해 회사를 안정궤도에 올려놓았다. 또 도요타 사장은 미국에서의 리콜문제, 동일본 대지진 등 끊임없는 난제에 직면했지만 그때마다 위기를 뛰어넘어 2012년 결국 전 세계 판매량 1위를 재탈환했다.
이처럼 최고의 경영자들은 철저한 현장주의, 앞을 내다보는 능력, 사원을 이끄는 리더십, 위기 관리력을 자질로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과거의 고도 성장기에는 의견을 모아 관리하는 조정형 경영자가 요구되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면서 “앞으로는 기동력이 필요한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고경영자 자신부터 글로벌하게 뛰어다니며 정보를 수집하고, 신규 사업을 개척해나가는 능력이 자질로 요구되는 시대가 도래한다”는 분석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