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동굴 조각가 라 파울렛(67)은 동굴 전체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탈바꿈시키는 경이로운 재주를 갖고 있다. 주로 뉴멕시코주의 사암 동굴에서 작업을 하고 있으며, 그의 손끝에서 완성된 동굴들은 모두 아름답고 환상적인 곡선을 뽐낸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홀로, 그리고 오로지 곡괭이 하나만으로 작품을 완성한다는 데 있다.
굴착 기술을 배운 것을 계기로 동굴을 파기 시작했던 그는 1987년 처녀작 ‘하트챔버’로 지역민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아로코 세코의 공유지에 완성했던 그의 동굴을 보기 위해서 미 전역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북새통을 이뤘을 정도. 당시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안전상의 이유가 발생하자 결국 동굴을 다시 메워야 했다고.
지금까지 완성한 동굴은 모두 14개. 그의 작업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동굴 파는 사람>은 내년 아카데미 후보에 올라있으며, 라의 대작 가운데 하나인 4000㎡ 부지에 걸친 ‘인류의 나무’는 현재 99만 5000달러(약 10억 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