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에서 다소 멀어져 있는 맨유 입장에선 그나마 캐피털원컵 우승이 절박하다. 이미 FA컵은 조기 탈락한 상황에서 자칫 이번 시즌이 무관에 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맨유는 선더랜드에게 1차전을 2대 1로 내주고 말았다. 원정 경기에서 한 골이라너 넣은 것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에 연출되고 말았다. 리그 최하위지만 최근 들어 조금씩 안정된 모습을 보이던 선더랜드는 무서운 기세로 캐피탈원컵 결승행을 향해 또 한 걸음 내딛었다. 선더랜드가 맨유를 상대로 승리한 것은 13년 만이다.
중계 화면 캡쳐
이날 경기는 말 그래도 라이언 긱스의 원맨쇼였다. 긱스는 전반 중반 멋진 슈팅을 날렸지만 선더랜드의 골문 안이 아닌 크로스바에 맞고 말았다. 다소 밀리던 경기 양상을 뒤집으려 선제골을 터트릴 수 있는 기회가 아쉽게 날아가고 말았다.
결국 선제골은 긱스가 기록했다. 문제는 상대방 골문이 아닌 자기 진영 골문 안으로 공을 보낸 것이었다. 전반 종료 직전 프리킥 상황에서 문전 혼전이 벌어졌고 이 와중에 긱스가 자책골을 기록하고 만 것.
후반 들어 맨유는 네마냐 비디치가 헤딩으로 동점 골을 집어넣으며 금세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이날 경기의 승부는 양팀 감독의 지략 싸움에서 결판났다. 거스 포옛 감독이 드리블에 능한 아담 존슨을 투입한 것이 제대로 맞아 떨어진 것. 존슨이 맨유 문전에서 과감한 드리블을 시도했고 이 상황이 톰 클레벌리의 반칙으로 이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는 데 성공했다. 결국 파비오 보리니가 깔끔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경기는 2대 1이 됐고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치차리토 등을 투입하며 파상공세를 지시한 맨유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의 전략은 이번에도 적중하지 못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