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편파판정으로 홈팀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금메달을 따고 완벽한 경기를 선보인 김연아는 은메달에 그치고 말았다. 이로 인한 반 러시아 정서가 국내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러시아 전 필승 의지는 더욱 불타오를 것으로 보인다. 일부 네티즌들은 “16강 진출은 실패해도 괜찮지만 러시아만큼은 반드시 잡아다오”라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개그맨 정준하 역시 “브라질 월드컵, 한국 대 러시아전. 더욱 더 목 터져라 응원할랍니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남겼다.
분위기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와 비슷하다. 2002년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렸는데 유명한 ‘오노 할리우드 액션’으로 김동성 선수의 금메달이 날아갔다. 안톤 오노 역시 홈팀 미국 선수였던 터라 국내 여론이 상당히 격앙됐었다. 이로 인한 반미 정서도 만만치 않았었다.
그리고 당시에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은 미국과 같은 조에 편성돼 있었다. 아쉽게도 경기 결과는 1대 1 무승부였다. 그렇지만 안정환이 동점골을 넣은 뒤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을 희화화한 골 세리머니를 선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리고 12년 만에 또 한 번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국가대표팀에 내려진 새로운 특명은 은퇴 무대에서 금메달을 빼앗긴 김연아를 위로할 수 있는 공 세리머니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선 반드시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어야 하며 이를 통해 승리를 거둬야 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