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퍼들의 천국인 따뜻한 캘리포니아의 멋진 해안가 대신 찬바람이 쌩쌩 부는 영하 20도의 오대호에서 서핑을 즐기는 청년들이 있다.
겨울만 되면 삼삼오오 모여 서핑을 즐기는 청년들이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하는 이유는 바로 ‘모험심’ 때문이다. 누구나 다 하는 따뜻한 곳에서의 편한(?) 서핑 대신 아무나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는 특별한 서핑을 택한 것.
아무리 특별하다고는 하지만 고생은 고생인 것이 사실. 물속에 과감하게 몸을 담갔다 나오면 얼굴은 물론이요, 온몸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기 일쑤다. 때문에 두꺼운 잠수복은 필수다. 두께 6㎜의 잠수복과 7㎜의 부티를 신고, 5㎜ 두께의 장갑을 끼는 것이 기본이다. 또한 동상에 걸리지 않도록 얼굴에 엄청난 양의 바셀린을 듬뿍 바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물 속 온도가 바깥 온도보다 비교적 따뜻하다는 것이다. 버튼 헤서웨이는 “물속은 더 따뜻하다”면서 “특히 슈피리어 호수는 매우 깊기 때문에 겨울에도 열기를 오래 간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기온이 영하 24도일 경우에도 물속 온도는 2도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고생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은 매서운 눈바람이 몰아닥칠 때 오히려 더 즐거워한다. 왜냐하면 그만큼 파도가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헤서웨이는 “민물 서핑은 전혀 다른 경험이다. 어떤 때에는 마치 슬로모션으로 서핑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즐거워했다.
차가운 물속에서 헤엄을 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사실 서핑이 끝난 후다. 헤서웨이는 “가장 힘든 점은 두껍고 차가운 잠수복을 벗을 때다. 우선 얼음이 전부 녹아내릴 때까지 30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아니면 그냥 잠수복을 찢어버릴 수도 있다. 서핑을 하는 동안 자동차의 히터를 가동시켜 놓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