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SBS 보도 캡처
교도통신은 도쿄도 내 공립도서관 30여 곳에서 안네의 일기와 안네 프랑크 전기 등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 관련 서적 약 300권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지난 21일 보도했다. 해당 서적들은 손으로 찢기거나 칼로 잘린 듯한 흔적을 남겼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유대인 단체 '사이먼 비젠탈센터'는 이에 대해 “이 사건은 홀로코스트로 희생된 유대인 어린이를 모욕하는 조직적 범죄”라 비난하고 수사를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집권으로 일본의 우경화가 극심해지는 상황에서 발생해 일본 극우주의자의 소행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일본 사회에서는 혐한사위를 벌이는 재특회 홈페이지에 히틀러의 생일을 버젓이 기록하거나,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는 한 극우인사가 히틀러 생일에 와인파티를 열자고 제의하는 등 히틀러를 추종하는 세력이 적잖게 존재한다.
이번 훼손 사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매우 부끄러운 일이고, 경찰도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안네의 일기>는 나치의 박해를 피해 가족과 숨어 살았던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의 일기로, 안네는 나치에 발각되기 전까지 암스테르담에서 가족과 25개월간 숨어지냈다. 하지만 안네는 전쟁이 끝나기 불과 몇 개월 전 벨젠의 강제수용소에서 발진티푸스로 숨을 거뒀다. 이후 안네가 쓴 일기는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됐다.
김수현 기자 penpop@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