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상을 타지 못했다고 해서 딱히 낙심할 필요는 없었다. 비록 트로피는 가져가지 못했지만 그 대신 푸짐한 공짜 선물을 안고 돌아갔기 때문이다.
매년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배우들에게 주어지는 선물 보따리인 ‘구디백’이 올해는 더욱 푸짐하고 두둑했던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예년보다 더욱 넉넉해진 선물 보따리에는 무려 8만 5000달러(약 9000만 원) 상당의 50가지 선물이 들어 있었으며, 이는 지난해 5만 5000달러(약 5900만 원)에 비해 두 배가량 늘어난 액수였다.
이 가운데 가장 비싼 선물은 1만 6000달러(약 1700만 원) 상당의 모발 이식 시술권이었다. 이밖에도 1만 5000달러(약 1600만 원) 상당의 일본여행 상품권, 하와이 및 멕시코 숙박권 등 푸짐한 선물이 들어 있었다.
가장 독특했던 선물로는 여성용 오르가슴 향상제인 ‘오~샷’과 남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성기능 증강제인 ‘후추 스프레이건’ 등이 있었다. 또한 가장 저렴한 선물은 하수구에 머리카락이 엉키는 것을 방지하는 고무 마개였다. 가격은 6달러 49센트(약 7000원).
이렇게 선물 주머니가 넉넉해진 이유는 해가 갈수록 아카데미 ‘구디백’에 참여하길 원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정상급 스타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구디백’의 홍보 효과는 놀라운 것이 사실.
가령 CNN에 따르면 뉴멕시코주에서 ‘코코포태무스’ 초콜렛 회사를 운영하는 앨리 싱클레어의 경우 아카데미 행사에 참여해 톡톡한 효과를 봤다. 지난해 아카데미 관련 자선행사에 참가했던 그는 스타들을 대상으로 공짜 초콜릿을 선물로 제공했다. 이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들인 비용은 적지 않았다. 비행기 티켓과 숙박료에만 1만 달러(약 1000만 원)가 들었고, 스타들에게 무료로 나눠준 초콜릿은 6000달러(약 640만 원)어치에 달했다. 하지만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 후 싱클레어의 회사 매출은 세 배가량 뛰었으며, ‘호울푸드’ 대형 마켓과 납품 계약도 체결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