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유리베는 류현진의 절친이다. 이는 단순한 친분 문제가 아니라 빼어난 경기력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보통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흔들리면 유리베가 다가와 경기 흐름를 끊어주곤 한다. 그렇지만 이날 경기에선 유리베 대신 1루수 곤잘레스가 마운드로 다가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렇지만 류현진이 유리베와 사이가 멀어져서 그랬다기보단 이제 곤잘레스와도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에 불과해 보였다.
유리베의 저력은 3회 말 수비에서 드러났다. 3회 말 수비에 들어선 류현진. 1,2회를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내긴 했지만 연이어 위기에 내몰렸던 류현진에겐 매우 중요한 이닝이다. 다시 한 번 위기에 내몰릴 경우 이번에는 류현진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파드리스 타선은 3회 들어서도 류현진의 공을 쳐내는 데 성공했다. 그렇지만 류현진에겐 유리베가 있었다. 후안 유리베는 헤들리의 3루 쪽 땅볼 타구를 멋진 수비로 처리해 냈다. 타구가 다소 느린 데다 바운드가 앞쪽에서 있었던 터라 안타성으로 보였지만 유리베가 전력으로 뛰어와 공을 납고 정확한 러닝 스로우로 타자 주자를 1루에서 잡아냈다.
다음 타자 데노피아는 3루 쪽 강습타구를 쳤지만 유리베의 호수비에 걸려들고 말았다. 이처럼 류현진은 유리베의 호수비로 3회에는 손쉽게 두 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게다가 유리베는 이미 2회 초 공격에서도 도움을 줬다. 상대 투수 앤드류 캐시너의 공을 7구까지 보면서 결국 우전안타를 쳐낸 것. 다소 캐시너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는 LA 다저스 공격진에 충분히 쳐낼 수 있음을 유리베가 몸소 입증한 셈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