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사람들은 어째서 마감시한에 임박해 일을 끝낼까? 조직은 왜 늘 급한 불을 끄느라 정신이 없을까? 사람들은 왜 자기가 충동적으로 소비한다고 걱정할까? 빈곤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
이런 의문들은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결핍이 빚어낸 정신적인 결과물들이다.
하버드 경제학과 교수와 프린스턴대 심리학과 교수가 펴낸 <결핍의 경제학>은 자기들이 필요로 하는 것보다 적게 가졌다는 조건 때문에 늘 힘겨운 투쟁을 해야만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비슷한 심리현상이 유발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바쁜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나 신용불량자가 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과 동일한 이유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 결핍의 역학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음식의 유혹에 저항하기 어려운 이유, 학생들이나 기업인들이 시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이유, 사탕수수 농부들이 작물을 수확한 뒤 지능이 더 높아지는 이유 등을 설득력 있게 밝혀낸다.
결핍 그리고 결핍이 짐 지우는 전략들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하면 현대사회의 많은 문제들과 해결책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알에이치코리아. 476쪽. 1만 8000원.
조현진 기자 gabar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