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 의원(오른쪽)이 거주하는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3차’는 수도권에서 최고가로 알려져 있다. 구윤성 기자 kysplanet@ilyo.co.kr
국회의원은 지역구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지만 원활한 입법 활동을 명분으로 대부분 서울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두고 있다. 서울에 본거지를 두고 정작 지역구는 전세나 월세로 옮겨 다니는 경우도 적잖다. 국회가 매년 공고하는 국회의원 건물자산은 주거 용도인지 사무실 용도인지 불분명하기에 이번 조사 대상을 아파트로 한정했다.
아파트는 국회의원의 부동산 자산 가운데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고 있다. <일요신문>이 ‘국회공보, 2014년 재산변동사항 공개목록(3월 28일)’을 통해 확인한 19대 국회의원 부동산 자산은 총 4500억 원, 이를 구성 비율로 나누면 대략 토지가 1000억여 원, 건물이 1500억여 원, 아파트는 2000억여 원이었다. 이중 서울특별시에만 75%인 1489억여 원이 몰려있었다.
이를 다시 서울 시내 구별로 나눴더니 결과는 더 놀라웠다. 국회의원들은 국회의사당과 가까운 영등포구나 용산구, 동작구 등에 많이 살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강남·서초·송파, 이른바 ‘강남 3구’에 집중적으로 몰려있었다. 부동산 강남불패의 신화는 국회의원마저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
19대 의원 가운데 강남구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거나 전세권을 설정해 놓은 의원은 총 57명(중복 포함)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서초구로 49명이었다. 현역 의원 3명 중 1명 이상 강남·서초에 살고 있는 셈이다. 국회의사당이 있는 영등포구는 25명으로 세 번째로 많았고, 송파구(18명), 마포·용산구(16명)가 그 뒤를 이었다.
강남구에 사는 57명 가운데 임차권을 설정해 전·월세로 사는 경우는 10명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직접 소유한 아파트로 확인됐다. 신고가가 10억 원이 넘는 아파트는 31채나 됐다. 강남 3구 아파트 신고가액(현재가액)은 총합 919억 원. 국회의원 전체 아파트 자산의 절반에 육박했고, 서울시 나머지 22개구 아파트 신고가액(576억 원)보다도 343억 원가량 많았다. 국회의원 역시 재테크를 목적으로 강남을 택한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셈이다.
왼쪽부터 박덕흠 의원, 박병석 의원.
19대 국회 최고 땅 부자인 박덕흠 새누리당 의원 역시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았다. 박 의원이 소유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아이파크 웨스트윙’은 203㎡(61평)에 29억 4400만 원, 세 번째는 강남구 도곡동 ‘로덴하우스웨스트빌리지(22억 4000만 원)’를 보유하고 있는 안덕수 의원, 네 번째는 21억 6000만 원인 강남구 청담동 ‘대우로얄카운티’를 소유하고 있는 성완종 의원이었다. 다섯 번째는 강남갑이 지역구인 심윤조 의원(이상 새누리당)으로 용산구 한강자이아파트를 19억 2000만 원으로 신고했다.
아파트 자산에 있어서만큼은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을 따라오지 못했다. 새정치연합 소속으로 가장 비싼 아파트를 소유한 이는 국회부의장인 박병석 의원으로 서초구 ‘반포아파트’를 16억 4400만 원으로 신고했다. 전체 순위로 따지면 아홉 번째다.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의원은 박주선 새정치연합 의원. 박 의원이 신고한 경기도 분당 ‘파크뷰’의 현재가액은 11억 9200만 원이었다.
한편 새정치연합 의원 가운데 영남권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의원은 3명이었지만, 호남권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새누리당 의원은 찾을 수 없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
서윤심 인턴기자
해외 부동산 보유 현황 박영선 도쿄에 9억대 아파트 ‘눈길’ 국내가 아닌 해외에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국회의원들도 있었다. 국회의원 중 총 8명이 해외에 아파트나 건물을 재산으로 신고했고 소유 건물의 가격대는 1억~9억 원까지 다양했다. 국회의원들이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지역은 대부분 미국과 영국이었다. 박영선 의원은 도쿄에 21평 아파트를 9억 1000만 원으로 신고했다. 먼저 새누리당 소속 박인숙 정몽준 정의화 서상기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은 해외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었다. 박인숙 의원은 영국에 있는 65.4㎡(20평) 규모의 아파트를 7억 3000만 원으로 신고했다. 정몽준 의원은 미국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데, 85.2㎡(26평)에 5억 3000만 원이었다. 정의화 의원도 미국에 있는 421㎡(127평) 규모의 아파트를 5억 3000만 원으로 신고했다. 서상기 의원은 73.33㎡(22평)의 미국 아파트 전세권를 신고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영선 의원은 일본 도쿄에 71㎡(21평) 아파트를 9억 1000만 원으로 신고했다. 이는 국회의원 해외 보유 건물 중 가장 비싼 것이었다. 해외에 아파트가 아닌 건물을 보유한 국회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임내현 민병두 전순옥 의원이었다. 임내현 의원은 미국에 있는 60㎡(18평) 규모의 건물을 2억 6000만 원으로, 민병두 의원도 미국의 143㎡(43평) 건물을 2억 2000만 원으로 신고했다. 전순옥 의원은 영국에 49.5㎡(15평) 규모의 현재가액 1억 5000만 원짜리 건물을 갖고 있었다. [영] |
국회의원 빌딩 가격 ‘톱10’ 심재철 70억대 출판사 ‘원톱’ 아파트 자산가들의 다음 꿈이라면 ‘빌딩부자’가 되는 게 아닐까. <일요신문>은 국회의원들이 소유한 건물 가운데 값비싼 순서로 10곳(건당)을 확인했다. 이들은 병원부터 박물관까지 다양한 용도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었다. 심재철 의원(오른쪽)과 심 의원의 부인이 운영하는 출판사 건물 전경. 구윤성 기자 가장 비싼 빌딩을 갖고 있는 사람은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심재철 의원이다. 심 의원은 서울 중구 수표동에 연면적 582㎡ 규모의 사무실을 갖고 있는데 부인이 운영하는 출판사 건물로 알려진다. 사무실의 현재가액은 무려 71억 8700만 원으로 청계천과 을지로3가역 인근에 위치해 있다. 2위는 역시 새누리당의 사무총장인 홍문종 의원으로 경기 포천시 소흘읍에 있는 56억 9800만 원 상당의 건물을 신고했다. 이곳이 바로 지난 2월 ‘노예 노동’으로 문제가 됐던 ‘아프리카박물관’이다. 홍문종 의원이 소흘읍 주소로 신고한 건물자산은 총 4건. 2만 8300㎡ 부지에 4개 건물을 세운 이 박물관 건물의 총합은 89억 1600만 원에 이른다. 3위는 부산 동래구 안락동에 위치한 건물로 의사 출신인 정의화 새누리당 의원 소유다. 의료시설로 등록된 이곳은 ‘동래봉생병원’. 3개관 300개 병상을 갖춘 부산지역의 대형 병원으로 손꼽힌다. 정 의원은 3개관 모두 본인 소유로 신고했는데 그 중 가장 비싼 건물은 51억 원이었고, 세 건물 가격을 합치면 95억 5500만 원에 달했다. 4위는 건물이 아닌 주택이다. 현역 의원 가운데 가장 비싼 집에 살고 있는 셈인데 그 집주인은 국회의원 재산 ‘톱’인 정몽준 의원이었다. 고급 단독주택이 즐비한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정 의원 자택은 연면적 1200㎡(370평) 규모로 신고가격만 46억 4500만 원이다. 정 의원은 이 외에도 지역구인 동작구 사당동에 ‘삼성래미안아파트(12억 2400만 원)’를 소유하고 있다. 5위는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이 배우자 소유로 등록한 은평구 응암동 건물이다. 재활의학과 교수 출신 문 의원은 남편 역시 정형외과를 운영하는 의사다. 근린생활시설인 이 건물은 규모 1413㎡에 현재가액은 35억 6800만 원으로 신고됐다. 6위 건물은 안덕수 새누리당 의원의 것으로 강남구 논현동의 35억 원짜리다. 농림부 차관과 강화군수를 지낸 안 의원은 강남구에 빌딩과 아파트를 직접 소유하고 있는 반면 지역구인 인천 서구·강화군에는 아파트와 상가 모두 임차(전세)권을 설정해 놓고 사용 중이다. 야당에서는 김한길 대표가 유일하게 빌딩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10위권 내 중복으로 이름을 올린 홍문종(2위, 8위)·정의화 의원(3위, 7위)에 이어 9위로 턱걸이한 것. 김 의원은 부인인 탤런트 최명길 씨 소유의 용산구 이촌동 상가 건물이 38억 6000만 원이라고 신고했다. 10위는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장을 맡은 류지영 의원으로 서울 중구 신당동에 28억 4600만 원 상당의 건물을 신고했다. 이 외에도 단일 건수로 20억 원 이상 건물 자산을 신고한 의원은 모두 18명(중복 포함)이었다. [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