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프랜차이즈서울 가을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여러 기업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10일, 안전행정부는 우리나라에서 영업 중인 음식점에 대한 자료를 ‘공공데이터포털(data.go/kr)’을 통해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신고, 영업 중인 음식점은 60만 2524곳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한식집이 29만 3239곳(48.7%), 호프집 6만 793곳(10.1%), 분식점 3만 8502곳(6.4%), 치킨집 3만 3152곳(5.5%)이었다.
서울, 인천, 부산, 수원, 춘천 등 전국 12개 주요 대도시 기준으로 창업 후 5년간 음식점별 영업지속률도 발표됐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중식, 한식, 일식, 호프집 등의 업종이 카페, 정종대포집, 치킨집 등의 업종보다 영업지속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중식당의 생존율은 춘천을 제외한 전국 11개 도시에서 창업 후 5년 이상 평균 68%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일식집, 경양식집, 호프집 등이 지역별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반면 카페의 경우 창업 후 5년 이상 생존율은 전국 평균 26%로 전체 20개 업종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도시별로 살펴보면 12개 도시 중 서울, 인천, 광주, 전주, 춘천, 청주, 6곳에서 카페 생존율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패스트푸드점도 생존율이 낮은 대표적인 업종으로 조사됐다. 음식점 밀집도는 서울의 경우, 강남 종로 서초 마포 영등포구 등의 순으로 음식점의 수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주요 지역별 5년 이상 영업지속률 상·하위 업종도 공개됐다. 서울 종로와 중구의 경우 인사동이나 명동의 영향으로 전통찻집이 70% 이상의 영업지속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구의 경우 중식당과 뷔페가, 영등포구는 한식당과 중식당이, 송파구는 중식당과 정종대포집이 강세를 나타냈다. 강남, 서초구는 한식당과 호프집의 생존율이 높았고 바다를 접한 부산과 제주의 경우 중식당에 이어 횟집의 영업지속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물론 전국 대부분의 도시에서 카페가 영업지속률이 가장 낮은 업종으로 나타났고, 치킨집과 김밥과 같은 분식점, 패스트푸드점, 고깃집 등도 하위에 랭크됐다.
내가 창업하고자 하는 지역에서의 점포 개업과 폐업 상황도 살펴볼 수 있다. ‘지방행정개방포털(http://gmap.go.kr/opendata.do)’에 접속해 음식점 종류, 지역, 영업 여부, 기간 설정 등을 입력하면 어느 지역에 어떤 음식점이 신규 영업신고를 했고 폐업을 했는지, 상호와 주소까지 구체적인 데이터를 검색할 수 있다.
서울시와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도 지난 2월, 서울시에 있는 자영업사업체 중 주민생활과 밀접한 업종 43개를 선정해 업종별, 자치구별 밀집도 등을 조사한 ‘2013년도 서울 자영업자 업종지도’ 분석 자료(www.seoulshinbo.co.kr)를 내놨다. 주요 업종의 지역별 생존율을 살펴보면 외식업 중 한식은 중구, 종로, 강남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창업 후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중식당의 경우 강서 도봉 중랑이 서울시 전체 대비 창업 후 생존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업종의 업체 밀집도 현황을 살펴보면 강서와 노원구에서 업체 밀집도 가장 높은 업종은 보육시설로 나타났고, 양천과 강남, 송파구 등에서는 입시·보습학원의 밀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 4곳은 미용실과 피부관리실 밀집도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다양한 기관에서 각종 데이터를 쏟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창업자들은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스타트비즈니스 김상훈 소장은 “일본의 경우 인구 1억 2700만 명 기준 음식점수 74만 곳이 영업 중이다. 인구 172명당 1곳 정도다. 두 나라를 비교해본다면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 음식점 영업 환경이 경영자 입장에서는 치열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다고 볼 수 있다”고 전제하고 “한식당이 가장 많다고 해서 한식당은 무조건 피해야 하고, 이동조리업, 출장조리업, 전통찻집수가 적다고 해서 이들 업종이 유망하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반대로 생각해본다면 특정 업종 음식점 숫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안정적인 수요층이 많이 확보된 아이템이라는 얘기이고, 적다는 것은 해당 아이템의 고객 수요가 많지 않다고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거 조언했다.
예비창업자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외식업 창업을 준비 중인 L 씨(50)는 “점포를 알아보려고 여러 곳을 다녔는데, 공개된 데이터를 통해 창업 예정인 상권에 대한 보다 상세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게 됐다”며 “시간을 투자해 좀 더 데이터를 잘 가공한다면 상당히 의미 있는 정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카페 창업을 준비 중인 J 씨(55)는 “데이터를 공개했다고 하는데, 인터넷 사용에 서투르다보니 자료를 어떻게 찾아봐야 할지, 찾은 자료는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짧게라도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김미영 객원기자 may42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