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환경운동가인 롭 그린필드(27)는 지난 1년 동안 제대로 된 샤워를 해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더러운 것은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인간이 만든 샤워시설을 이용해서 샤워를 한 적이 없다는 뜻이지 몸을 씻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그가 몸을 씻는 곳은 자연 속이다. 호수, 강, 빗물, 폭포를 이용해서 목욕을 하며, 만일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수도꼭지에서 새는 물을 받아 사용하거나 소화전의 물을 이용한다. 그가 이렇게 하루에 사용하는 물은 약 7리터 정도. 미국인들이 매일 사용하는 평균 380리터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양이다.
그가 이렇게 물을 적게 쓰는 생활을 하게 된 것은 자전거 횡단 도중에 떠오른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물이 얼마큼인지, 우리가 물을 얼마나 낭비하고 사는지를 알리기 위해서 몸소 체험하기로 작정했던 것. 100일 동안 목욕을 하지 않고 자전거를 달렸던 그는 도전이 끝난 후에도 1년 더 ‘샤워하지 않고 생활하기’를 이어 나갔다.
그렇다면 혹시 몸에서 냄새가 나지는 않을까. 이에 그는 “절대 그렇지 않다. 목욕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씻지 않는다는 의미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거의 매일 수영을 한다. 폭포에서 몸을 씻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친환경 자연분해 성분의 비누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