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모님의 예쁜 치매>(공감·1만 4000원)를 출간한 김철수 전문의는 치매의 씨앗은 발병하기 20년 전부터 싹을 틔운다고 주장한다. 이는 40~50대에 나타나는 위험신호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40~50대라는 나이는 치매의 싹이 잘 자라지 못하게 뇌환경을 바꿀 수 있고, 또한 싹을 손쉽게 뽑아버릴 수 있는 시기다.
노화 속도는 완만하다. 80세 전에 생을 마감하던 과거엔 큰 지적 문제를 경험하지 않고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100세 시대에는 ‘계곡’까지 내려가는 길이 완만해도 오래 내려가다 보면 치매의 ‘골짜기’로 빠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다음은 40~50대 치매의 싹 체크리스트다.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서 본인 스스로 평소와 많이 다르다고 느끼거나 남의 눈에도 그렇게 보인다면 치매의 싹이 자라고 있다고 봐야 한다.
1. 초단기 기억 장애로 이미 한 이야기나 질문을 반복하는 일이 잦아졌다.
2.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거나 문단속 등을 자주 깜빡한다.
3. 약속을 잘 잊어버린다.
4. 익숙한 사물의 이름이나 친한 사람의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5. 남의 말이 자주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말귀가 어두워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6. 매사 관심이 없고 의욕이 떨어지며 삶의 활력이 뚜렷하게 줄어들었다.
7. 옷이나 차림새에 신경을 쓰지 않는 등 패션에 무감각해졌다.
8. 화를 잘 내고 충동을 절제하기 힘들다.
9.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적고 예의가 없어졌다.
10. 말에 두서가 없고 조리가 없다.
11. 요리 등 복잡한 일이 서툴러지고,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면 한 쪽은 꼭 실수를 한다.
12. 젓가락질이 서툴고 음식을 자주 흘린다.
13. 머리에 안개가 낀 듯, 때로는 보자기를 뒤집어쓴 듯 머리 회전이 잘 안된다.
저자인 김철수 전문의는 40대 때부터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적극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40~50대의 80%가 이미 치매를 향해 가기 시작한다는 사실은 치매가 결코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채찬수 기자 chanc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