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세상에서 가장 패셔너블한 비둘기라고 하면 단연 ‘자코뱅 비둘기’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한눈에 봐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둘기와는 다르게 생겼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목 주변을 감싸고 있는 장미꽃 모양의 깃털이다. 깃털이 얼마나 풍성한지 얼굴을 제대로 보려면 반드시 정면에서 봐야 할 정도다.
이런 자신의 생김새를 알고 있는 걸까. 늘 고고한 귀족처럼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니는 점 또한 자코뱅 비둘기의 특성이다. 사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깃털이 너무 많다 보니 시야가 좁고, 때문에 고개를 숙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것도 힘들기 때문에 잘 날지 않으며, 대신 주로 땅바닥에서 걸어 다니는 일이 더 많다.
이렇게 희한하게 생긴 비둘기이건만 그 기원이 어디인지는 명확하게 알려진 바 없다. 누구는 인도라고 하고, 누구는 키프로스섬이라고 추측만 할 뿐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