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만 놓고 보면 3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만나는 나이지리아가 조금 더 유리할 수 있지만 모를 일이다. 아직 몸이 덜 풀렸지만 16강 조기 진출 확정을 바라는 아르헨티나를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만난 보스니아와 아무래도 2차전이면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 지어 승패에 부담이 없지만 몸이 풀린 아르헨티나를 3차전에서 만나는 나이지리아 가운데 누가 더 유리하다고 명확하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분명 F조의 경우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냐가 16강 진출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TV 중계 화면 캡쳐
예상대로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아르헨티나와 보스니아의 경기는 아르헨티나의 승리로 끝났다. 그렇지만 깔끔한 완승은 아니었다. 스코어는 2대 1이지만 아르헨티나가 직접 넣은 골은 메시의 한 골이 모두였다. 보스니아가 자책골을 내줘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가다 후반에 만회골을 성공시키며 2대 1 스코어를 완성했다. 특히 후반에 터진 베다드 이비세비치의 골은 보스니아의 남은 조별 예선에 확실한 청신호가 됐다. 이 정도면 보스니아 입장에선 ‘피할 수 없는 불주사’ 아르헨티나를 비교적 무난하게 치러낸 셈이다. 무난한 패배로 골득실을 최소화 했고 후반 추격골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나이지리아와의 끝장 승부를 향한 마음의 준비도 끝냈기 때문이다.
전반 3분 만에 터진 자책골이 결정적이었다. 월드컵에 첫 출전한 보스니아는 강팀 아르헨티나를 맞이 지나치게 긴장했고 미처 경기장 분위기에 적응하기도 전에 세야드 콜라시나츠의 자책골이 나왔다. 두고두고 아쉬운 일이겠지만 보스니아의 월드컵 역사는 첫 페이지는 세야드 콜라시나츠의 자책골로 기록될 전망이다.
반면 아직 몸이 덜 풀린 아르헨티나의 경기력은 답답했다. 우승을 노리는 팀들은 팀의 경기 감각을 16강전 내지는 8강전에 맞춰 조절한다. 그만큼 조별예선에선 아직 경기 감각이 올라오기 전이라는 얘기다. 결국 전반 내내 답답함을 느낀 아르헨티나의 알레한드로 감독은 후반에 이과인을 투입했고 결국 달라진 분위기는 메시의 골로 연결됐다.
2대 0으로 승세를 탄 아르헨티나는 점유율을 높이고 경기를 안정적으로 풀어가며 승리 굳히기에 돌입했다. 그렇지만 보스니아는 끈질기게 공격했고 결국 베다드 이비세비치가 추격 골을 넣는 데 성공한다. 보스니아의 월드컵 첫 골의 주인공이 된 베다드 이비세비치는 월드컵 첫 출전에서 16강까지 진출하겠다는 보스니아의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아무래도 F조의 가장 빅 매치는 오는 22일 오전 7시(이하 한국 시간)에 열리는 보스니아와 나이지리아의 경기가 될 전망이다. 물론 이를 위해 나이지리아는 17일 오전 4시에 열리는 이란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야만 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