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탁재훈이 최근 이혼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아래 사진은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두하는 모습. 임준선·박은숙 기자
탁재훈은 지난해 11월 불법 인터넷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가 적발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현재는 주로 집에 머물며 외출도 자제한 채 칩거 중이다. 그간 알고 지내왔던 연예계 관계자들과도 대부분 연락을 끊었다. 이 때문에 최근 그의 근황은 공개되지 않았다.
법조계와 연예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탁재훈 부부는 성격 차이로 갈등을 겪어왔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부부의 속사정까지 알 수는 없지만 부부 사이가 예전 같지 않았다”며 “여느 부부들이 그렇듯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서로 상당한 시간 노력했다. 이혼 소송을 결심하기까지 많은 고민의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탁재훈의 두 자녀는 미국서 유학 중이다. 이 씨 역시 미국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함께 지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아이들을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면서 아내가 함께 떠난 이유도 부부 사이에 서로 거리를 두고 관계를 고민해보자는 생각에서였다”며 “떨어져 지내면서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결국 이혼소송으로 결론이 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탁재훈은 지난해 11월 불법 도박 혐의로 검찰의 수사 대상에 놓이면서 출연하고 있던 모든 방송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곧바로 재판까지 받는 등 데뷔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1995년 가수로 데뷔하고 20년 가까운 연예계 생활 동안 이렇다 할 구설이나 스캔들에 휘말린 적 없던 그였기에 불법 도박 혐의는 대중에게도 적잖은 충격을 던졌다.
불법 도박 사건은 탁재훈 부부의 이혼 결심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주변 관계자들은 도박 사건이 ‘여러 사유 중 하나’ 일 뿐 “결정적인 계기는 아닌 것 같다”고도 입을 모은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소장을 접수하기 전에 부부 사이에 내용증명이 오간 것으로 안다”며 “이혼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꺼낸 건 아내 이 씨지만 이혼 소송을 결심하고 소장을 낸 사람은 탁재훈”이라고 밝혔다.
탁재훈 부부가 벌이는 이혼 소송의 쟁점은 양육권과 재산분할이다. 현재 양쪽 모두 자녀 양육권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욱이 재산분할에 대한 서로의 견해차도 있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소송을 선택한 만큼 탁재훈과 이 씨의 이혼 분쟁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탁재훈은 결혼생활을 유지하던 지난 13년 동안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오가며 인기 진행자로 활동해왔다. 그 사이 형성한 재산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이 부문 역시 소송의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탁재훈은 현재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상태다. 이혼 소송 역시 법률대리인에게 전적으로 일임하고 있다. 과거 그와 일을 해왔던 연예계 관계자들 역시 이혼 소송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잘 모르는 일”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다만 탁재훈은 이혼 소식이 공개된 직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생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가장 걱정된다”고 우려를 꺼냈다. 지난해 말부터 여러 사건이 한꺼번에 닥치면서 상당한 심적 고통을 겪는 것으로도 알려진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방송 관계자들에 따르면 탁재훈은 내년 초 연예 활동 복귀를 조심스럽게 타진해오고 있었다. 본인의 의지보다는 연예계로부터 받는 여러 제안이 더 많았다. 자숙의 시간을 보내며 대중의 반응을 지켜보려던 탁재훈이 결국 이혼 소송을 시작하면서 방송 복귀 시점 역시 자연스럽게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탁재훈과 이혼 소송을 벌일 이효림 씨는 프랑스와 영국에서 미술과 디자인을 전공한 재원이었다. 유학 시절 탁재훈을 만나 결혼해 화제를 뿌렸고 최근에는 요리 연구가로 변신해 대외 활동을 해왔다. 특히 결혼 당시에는 굴지의 김치 업체 사장의 셋째 딸이란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탁재훈은 3년 전 한 방송에 출연해 “처가의 도움을 받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전혀 아니다”며 자신을 특별하게 보는 주위 시선에 부담감 드러내기도 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