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왼쪽),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국회사진기자단·이종현 기자 | ||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가장 많은 국민들로부터 차기 대권 후보에 적합한 인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이라크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국민들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결과는 〈일요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주)이-트렌드와 함께 전국 15개 시도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23일과 24일 양일에 걸쳐 실시한 전 국민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정당 지지도 등 정치 일반, 노무현 대통령 탄핵 문제, 17대 총선 결과 , 차기 대권 후보 등 크게 네 가지 소재에 대해 전화조사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신뢰수준 95%, 표본오차는 ±3.1%이다.
조사 결과 ‘차기 대권 후보로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는 박근혜 대표가 19.3%를 얻어 1위에 올랐고 정동영 의장이 18.3%로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비록 한나라당이 제1당 자리를 빼앗겼지만 불법 대선자금 문제로 사면초가 위기에 놓였던 당을 구한 박 대표가 열린우리당 과반 의석 확보의 선봉장이었던 정 의장에 간발의 차로 앞선 것.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대표가 7.1%를 얻어 박 대표와 정 의장에 이어 ‘차기 후보’ 3위를 차지해 민주노동당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한나라당 내 잠재적 대권 후보군으로 평가받아온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도 각각 7%와 5.2%를 얻어 나란히 4, 5위에 올랐다.
총선 이후 열린우리당 내에서 떠오르기 시작한 김근태 원내대표는 4.9%를 얻어 6위에 올랐으며 지난 대선 과정에서 한때 노무현 이회창 후보와 3강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던 정몽준 의원이 4.2%를 얻어 7위에 올랐다.
강금실 법무부 장관은 3.3%를 얻어 8위에 올랐다.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음에도 여전히 높은 인기를 과시하고 있는 셈. 2.6%를 얻은 자민련 이인제 부총재가 그 뒤를 이었고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1.6%를 얻는 데 그쳤다. 이밖에 김혁규 전 경남지사(1.1%),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1.0%), 홍사덕 전 한나라당 총무(0.5%)와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0.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차기 대권 후보가 가져야 할 자질’을 묻는 질문에선 ‘경영능력’이 25.5%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행정능력(21.4%), 결단력(15.3%), 국제정치감각(14.3%), 도덕성(9.7%), 참신성(6.9%), 역사의식(3.1%)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지지 정당’을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응답자(39.7%)가 열린우리당을 꼽았고, 한나라당은 26.3%로 2위를 차지했다. 민주노동당이 13.5%를 얻어 3위에 올랐고 민주당과 자민련은 각각 3.8%와 0.5%를 얻는 데 그쳤다.
이라크 파병에 관한 질문에는 ‘파병은 예정대로 해야 한다’는 답변이 45.1%, ‘파병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답변이 51.0%로 나와 최근 국제적으로 변화된 상황이 국내 여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3당으로 급부상한 민주노동당의 ‘파병 철회’ 주장이 어느 정도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평가하는 질문에는 긍정적 평가를 내린 응답자가 46.7%(매우 잘했음 3.0%, 잘한 편임 43.7%), 부정적 평가를 내린 응답자가 47.2%(매우 잘못했음 7.9%, 잘못한 편임 39.3%)로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는 탄핵 이전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던 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평가(긍정적 30%대)에 비해 긍정적 의견이 상당히 높아진 것이다.
또한 탄핵소추에 대한 향후 처리방법에 관한 질문에는 ‘헌법재판소 심판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49.7%, ‘철회’ 의견을 밝힌 응답자가 47.5%(무조건 철회 27.3%, 조건부 철회 20.2%)로 나와 뚜렷한 양분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17대 총선 결과가 헌법재판소 심판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27.3%가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57.9%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응답했다.
17대 총선에서 참패한 민주당과 자민련의 향후 대처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독자적인 생존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48.6%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민주당과 자민련에 대해 ‘당을 해체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21.9%에 달했으며 ‘민주당은 열린우리당과, 자민련은 한나라당과 합당해야 한다’는 의견도 11.7%가 나왔다.
17대 총선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지역주의 재연’(33.9%)이 지적됐다. ‘세대갈등의 확대’(22.1%)와 ‘감성정치에 따른 정책선거 실종’(22.0%)라는 지적도 그 뒤를 이었다. 선거법 강화에 따른 ‘유권자의 후보자 정보 제한’을 지적한 의견도 14.2%나 됐다.
‘총선 이후 개인 살림살이가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엔 41.8%가 긍정적 응답(매우 그렇다 4.1 %, 그렇다 37.7%)을 했고 53.0%가 부정적 응답(매우 그렇지 않다 6.5%, 그렇지 않다 46.5%)을 해 총선 이후 경제 전망에 대해 국민 과반수가 부정적 견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지 전문
1. 선생님께서는 현재 어느 정당을 조금이라도 지지하거나 선호하고 계십니까?
① 한나라당 ② 민주당 ③ 열린우리당
④ 자민련 ⑤ 민주노동당 ⑥ 기타 정당
⑦ 지지정당 없음 ⑧ 아직 결정못함/잘모름
2. 선생님께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난 1년간의 국정 수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① 매우 잘함 ② 잘한 편임 ③ 잘못한 편임
④ 매우 잘못함 ⑤ 아직 결정못함/잘모름
3. 선생님께서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에 대한 향후 처리방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①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맡기고 정치권은 그 결정에 따라야 한다
② 국민여론과 상반되므로 무조건 철회해야 한다
③ 대통령의 사과를 전제로 철회해야 한다
④ 아직 결정못함/ 잘모름
4. 선생님께서는 이번 총선 결과가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거라 생각하십니까?
①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②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③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다
④ 아직 결정못함/ 잘모름
5. 이번 총선결과, 민주당과 자민련의 교섭단체 구성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민주당과 자민련이 향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① 민주당은 열린우리당과 자민련은 한나라당과 합당해야 한다
② 민주당과 자민련이 한나라당과 합당해야 한다
③ 독자적인 생존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④ 당을 해체시켜야 한다
⑤ 아직 결정못함/잘모름
6. 선생님께서는 이번 제17대 총선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① 지역주의 재연 ② 감성정치에 따른 정책선거 실종 ③ 유권자의 후보자 정보 제한
④ 세대 갈등의 확대 ⑤ 아직 결정못함/잘모름
7. 선생님께서는 총선이후 개인적인 살림살이가 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① 매우 그렇다 ② 그렇다 ③ 그렇지 않다
④ 매우 그렇지 않다 ⑤ 아직 결정못함/잘모름
8. 선생님께서는 이라크 파병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① 파병은 예정대로 해야 한다
② 파병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③ 아직 결정못함/잘모름
9. 선생님께서는 차기 대권 후보가 가져야 할 자질 중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두개만 선택해주세요.
① 행정능력 ② 경영능력 ③ 국제정치 감각 ④ 역사의식 ⑤ 참신성 ⑥ 결단력 ⑦ 도덕성 ⑧ (읽지 말 것) 아직 결정못함/잘모름
10. 다음 거론되는 인물들 중 차기 대권 후보로 누가 가장 자질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십니까?
① 권영길 ② 강금실 ③ 김근태 ④ 김두관 ⑤ 김혁규 ⑥ 박근혜 ⑦ 손학규 ⑧ 이명박 ⑨ 이인제 ⑩ 정동영 ⑪ 정몽준 ⑫ 추미애 ⑬ 홍사덕 ⑭ 한화갑 ⑮ 잘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