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구윤성 기자)과 신동엽(사진제공=KBS)이 ‘2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들이 맡고 있는 프로그램 영향력은 예전 같지 않다.
# 톱MC 지형도 바뀌어
유재석은 여전히 1등이었다. 그가 진행하는 KBS2 <해피투게더>, MBC <무한도전>, SBS <런닝맨>의 지난 한 달 간 시청률 평균은 9.17%였다. KBS2 <불후의 명곡2>와 <안녕하세요>, SBS <TV동물농장>을 진행하는 신동엽이 평균 시청률 8.49%로 그 뒤를 이었다.
이휘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KBS2 <해피선데이>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인기에 힘입은 이휘재는 MBC <세바퀴>와 KBS2 <비타민>으로 8.27%를 기록했다. 반면 강호동 김구라는 모두 5%대에 그쳤다. MBC <라디오스타>와 <세바퀴>, SBS <매직아이>를 진행하는 김구라가 거둔 평균 시청률은 5.33%였고, KBS2 <우리동네 예체능>과 MBC <별바라기>, SBS <스타킹>의 수장인 강호동은 5.03%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강호동의 추락이 눈에 띈다. 탈세 혐의로 공백기를 보낸 강호동은 복귀 후 지상파 3사에서 각각 1개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반응은 그리 신통치 않다. 복귀 후 부활시킨 <무릎팍도사>가 부진 속에 폐지됐고 신규 프로그램인 <달빛 프린스>와 <맨발의 친구들> 역시 혹평 속에 조기 종영됐다.
# 최고 vs 최저 시청률 프로그램 지난 한 달간 평균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한 프로그램은 유재석이 진행하는 <무한도전>과 이휘재가 이끄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뿐이었다. 그 중 1위는 3일 방송에서 자체최고시청률인 14.8%를 기록한 ‘슈퍼맨이 돌아왔다’였다. 최근 4번의 방송이 각각 14.8%, 11.5%, 12.9%, 11.8%를 기록하며 평균 시청률은 12.7%였다.
유재석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무한도전>은 12.6%, 11.8%, 10.2%, 10.0%를 각각 기록하며 평균 시청률은 11.1%였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신동엽의 <불후의 명곡2>와 강호동의 <놀라운 대회 스타킹>보다는 앞섰지만 예전 같은 압도적인 영향력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은 강호동의 <별바라기>였다. 지난 6월 19일 4.1%로 시작한 <별바라기>는 줄곧 내리막을 걸으며 2%대 시청률을 전전했다. 7월 31일 방송 분량이 3.8%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7월 17일 방송 분량의 시청률은 2.6%로 최저였다.
강호동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최고 평균 시청률을 기록 중인 프로그램은 <놀라운 대회 스타킹>(7.32%)이다. 하지만 동시간대 방송되는 <무한도전>과 <불후의 명곡2>에 못미친다. 유재석-신동엽과 자존심 싸움에서 뒤처지는 모양새다.
# 독설 예능의 몰락
한때 가장 각광받는 방송인이었던 김구라 역시 내세울 만한 프로그램이 없는 상황이다.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평균 시청률을 기록 중인 프로그램은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활약이 가장 적은 집단 토크쇼인 <세바퀴>다. 김구라와 이휘재가 공동 진행하는 <세바퀴>의 한 달간 평균 시청률은 6.57%. 한때는 15%가 넘는 시청률을 구가했지만 비슷한 포맷을 가진 집단 토크쇼가 다수 론칭되면서 하락세다.
김구라의 독설이 가장 두드러지는 <라디오스타>에 대한 반응이 미지근하다는 것이 아픈 대목이다. <라디오스타>의 최근 4주간 평균 시청률은 5.77%. 게다가 얼마 전 출연한 배우 송창의의 헤어진 연인인 리사에 대해 언급한 것에 대해 리사가 불만을 토로하며 ‘예의 없는 예능’이라는 불명예를 썼다.
이효리와 함께 야심차게 선보인 <매직아이>의 반응도 신통치 않다. 3%대 시청률을 전전하며 4주 평균 3.65%에 그쳤다. 지상파에서 선보이는 ‘19금 토크쇼’라는 기치를 내걸었지만 JTBC <마녀사냥> 등과 비교해 식상하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 기획이 참신하면 스타 없이도 잘나가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이휘재 김구라 등 톱MC 등의 지형도는 수시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공통점도 있다. 그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하향평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케이블과 종편 예능의 약진에 기인한다.
tvN <꽃보다 할배>는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등으로 변주되며 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Mnet <슈퍼스타K>가 선두주자였고, <더 지니어스> 등이 각광을 받았다. 중요한 건 이들 프로그램에 톱MC는 없다는 것이다. 참신한 기획과 PD의 연출력만 있으면 몸값 비싸고 이름값 높은 MC가 필요 없다는 의미다.
종편 역시 마찬가지다. MBN에서 방송되는 <황금알> <동치미> <아궁이> 등 집단 토크쇼로 4%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JTBC의 <히든싱어> <썰전> <마녀사냥> 역시 지상파와는 차별화된 포맷으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한 외주 제작사 관계자는 “스타가 출연한다고 시청률이 높게 나오던 시대는 지났다. 다채널시대가 되면서 뻔한 얼굴보다는 오히려 신선한 얼굴과 새로운 형식이 시청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톱MC들의 위기는 신인들에게는 기회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