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취임 첫날 가장 먼저 수원 이목중학교를 찾아 등교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네도 있다.
[일요신문] 경기도 교육청이 9시 등교 전면 시행을 강행하면서 교원단체와 학부모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취임과 동시에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9시 등교 전면시행을 추진하기로 하고 14일 각 지역교육지원청 25곳에 2학기부터 9시 등교를 시행하라는 추진계획서를 발송했다.
도교육청은 건강한 성장·활기찬 학습을 위한 9시 등교 시행이 현장에 안착되도록 적극 협조해달라는 뜻도 전하는 등 9시 등교 시행 공식화를 밝혔다.
이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15일 9시 등교 시행은 학교 현장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정책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한국교총은 “학생들의 수면권 및 조식권 보장의 취지는 이해하나 처방이 잘못됐다”며 “교육구성원인 학부모의 하소연과 지역에 따라 다른 학교 현실은 외면한 채 교육감이 초중등교육법시행령상 학교장에 위임된 권한을 행사해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은 권한남용이다“고 지적하고, ”이재정 교육감이 9시 등교 강행을 즉각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학부모들 역시 9시 등교를 반대하고 나서면서 경기도교육청과의 마찰도 예상된다.
학부모들은 9시 등교 반대 이유로 맞벌이 부부의 출근시간 공백과 교육경쟁력 및 입시제도 현실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맞벌이부부 대부분이 오전 8시전에 출근하는데, 아이가 혼자 일찍 등교해서 사고 나면 어떻하나”, “이렇게 공부 안 시키면 공부 잘하는 애들이 서울로 다 빠져 나갈것이다”, “입시를 앞에 둔 고교가 9시 등교를 바로 시행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일부 전문가들 역시 “대한민국 부부의 약 44%가 맞벌이 부부인 상황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삶의 패턴, 학교 교육과정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정책의 변경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전제되어야하며 즉흥적으로 추진되면 갈등과 혼란을 양상시킨다”고 비판했다.
이재정 교육감은 “아이들 중심으로 생각했으면 한다”며 “일찍 등교하는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도서관•교실을 활용한 독서와 음악감상(세이프존 설치), 아침운동, 동아리 활동 등 현재와 크게 문제될 점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의 교육여건을 조금이나마 더 건강하고 활기차게 만들어 주기 위한 만큼 9시 등교를 시행하는데 공감해달라”고 말했다.
9시 등교의 핵심주체인 학생들은 “현재 학교를 일찍 등교해도 각자 자율적으로 독서나 자습을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잠이 부족해 잠을 자는 아이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 역시 “어른들이 걱정하는 교육수준에 대한 문제는 오히려 교육효율성을 잘못 이해한데에서 비롯한 것이다”고 지적하며, “등교시간 자체보다 비효율적이고 불필요한 수업준비 시간과 내용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재정 교육감과 경기도교육청은 취임과 동시에 야심차게 9시 등교를 2학기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밝힌 만큼 학생들의 희망을 보다 효율적이고 정직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또 정책의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아이들과 학부모, 그리고 학교관계자에게도 일관성 있는 목적을 가지고 문제점을 수정해 나가야만 현재와 미래의 갈등 및 혼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