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오는 8월 25일 열리는 국립 경상대학교(GNU·총장 권순기) 제64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인문대학 민속무용학과 남선희(44)<사진> 씨는 ‘춘당 김수악 선생의 춤 연구’에 매진해 왔다.
춘당 김수악 선생은 진주검무로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제12호)에 지정되었으며, 진주교방굿거리춤 기능보유자로서 경남무형문화재(제21호)로 지정됐다. 우리의 전통예술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가무악(歌舞樂)이 한데 어우러진 형태인데, 가무악에서 최고의 예인을 꼽으라면 김수악 선생이 단연 첫손가락이다.
그러나 김수악 선생에 대한 연구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번에 박사학위를 받는 남선희 씨가 지난 2010년 8월 ‘김수악의 진주교방굿거리춤 연구’(지도교수 김미숙 교수)로 석사학위를 받은 것을 제외하면 아주 미미한 실정이다. 따라서 김수악 선생에 대한 연구는 진주지역 무용사뿐만 아니라 한국무용사 연구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남선희 씨는 2010년 석사학위를 받은 이후 다시 ‘춘당 김수악 춤의 전승양상 연구’라는 주제에 매달렸다. 지도교수인 김미숙 교수를 비롯하여 같은 대학 안주경 교수, 정상박 교수, 엄옥자 교수, 박종섭 교수의 도움이 컸다.
남선희 씨의 박사학위 논문 ‘춘당 김수악 춤의 전승양상 연구’는 진주권번의 마지막 명인 춘당 김수악 선생의 생애와 춤 전승 양상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한 결과물이다.
이 논문은 전통적 예술 사회의 실상을 밝히면서 춘당이 부정형의 춤을 어떻게 정형화하면서 전승하였으며, 그것을 가르치고 전수한 양상이 어떠한가를 밝혔다. 예향인 진주지역 예술의 특성과 함께 이 연구는 한국예술계뿐만 아니라 근대 교방문화의 현대화 전승양상으로 학계에도 크게 공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남선희 씨는 “석사논문을 쓸 때는 김수악 선생님이 생존해 계셔서 큰 힘이 되어 주셨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박사논문을 쓸 때는 선생님이 작고(2009년 3월)하신 후여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그간 선생님께 듣고 배운 것을 되새기며 오히려 가르침을 새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남선희 씨는 삼현여고와 서원대 무용학과를 나온 뒤 경상대학교 민속무용학과에서 김수악 춤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동안 제2회 전국전통무용경연대회 최우수상수상(문화관광부 장관상, 2000년), 제9회 전국전통무용경연대회 일반부 은상수상 (안성시장상, 2007년), 제59회 개천예술제 전국국악경연대회 전통무용 차상수상 (진주시장상, 2009년), 제60회 개천예술제 전국국악경연대회 전통무용 장원수상 (경상남도지사상, 2010년) 등을 수상하며 연구와 실기를 병행해 왔다.
남선희 씨는 경남무형문화재 제21호 진주교방굿거리춤 이수자로서 푸른버들예악원 대표다.
춘당김수악전통춤보존회 상임이사, 영남춤학회 이사, 아시아춤문화연구소 집행위원장이다. 경상대학교 민속무용학과에 출강하면서 개인공연 8회, 국내외 공연에 200회 이상 출연하고 있다.
김미숙 지도교수는 “춘당 김수악 선생의 춤 연구는 사회 변화와 함께 많이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연구로서 지금까지 진주 춤을 위해 외길을 걸어 온 남선희 선생의 열정과 집념으로 논문을 완결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근대 춤 문화의 화두인 교방예술의 연구는 학계에도 크게 공헌할 것이지만 진주지역의 자존심이며, 미래의 지역발전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주제로서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로 꽃피울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아시아의 교방문화에 대한 연구로 전진되어 세계적인 연구자인 동시에 진주가 나은 훌륭한 예술가가 되길 바란다”는 말로 격려했다.
남선희 씨는 “김수악 선생님의 춤이 앞으로 올바르게 전승·발전될 수 있도록 온힘을 다하고 싶다. 그리고 진주지역의 춤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 전파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영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