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
[일요신문] 광주시의회 의원들이 각종 현안을 놓고 같은 당 출신의 윤장현 시장을 집중 성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2일 열린 시의회 본회의장은 선수촌 분산 건립 문제 등에 대한 미흡한 대처와 윤 시장의 리더십을 둘러싼 시의원들의 성토장을 방불케 할 정도여서 윤 시장을 적잖게 당혹스럽게 했다.
김동찬 광주시의원은 이날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윤장현 광주시장은 민선 6기가 출범한지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 시정에 대한 확실한 비전과 로드맵 제시가 부족하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은 KTX 광주역 진입,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선수촌 분산 건립, 도시철도 2호선 건립 등을 예로 들면서 “모든 현안을 시민과 소통을 한다는 이유로 끊임없이 재검토한다면 그에 따른 시간 지연과 예산 낭비, 행정 불신, 광주 이미지 훼손은 누가 책임지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앞서 광주시 조직개편안이 시의회의 거부로 한 달 가까이 표류하면서 시의 핵심 업무들이 줄줄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지역정가 일각에선 “새정치연합 출신 시장 맞느냐”는 후문이 나올 정도로 설왕설래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과 시의회의 관계가 민선 6기 출범 두 달 만에 삐거덕거리는 것을 놓고 지역정가에선 우선 윤장현 시장의 리더십을 지적하고 있다.
민선 4기 때부터 논의를 시작해 민선 5기 때 정부 승인까지 받은 주요 현안 사업들이 윤시장 체제 출범이후 줄줄이 재검토 사안이 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과단성 있게 정책결정을 내려할 입장인 윤 시장이 지나치게 ‘신중 모드’ 자세를 보여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윤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정치력 부재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광주시가 의회와 제대로 된 소통 창구를 갖고 있지 못한 결과라는 점이 제기된다.
이는 정무기능에서의 약점을 드러낸 것으로, 정무부시장·정무특보 등 시의회와 소통을 담당할 컨트롤타워를 조속하게 세워야 한다는 주문으로 나오고 있다.
반면에 시의회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다. 집행부에 대해 견제와 비판은 필요하지만 ‘길들이기’ 내지 ‘감정적 대응’은 안 된다는 것이다.
광주시의회가 새정치연합 일색이어서 자칫 집행부 견제보다는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발목잡기를 통해 집행부 길들이기를 하려 한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게다가 시의회 일부의원의 이 같은 행보는 의장 선출 등 원 구성 과정에서 불거진 주류-비주류간 세 대결 양상의 연장선상이어서, 내부 감정다툼이 연결됐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더해지고 있다.
실제 의장·상임위원장단을 독식한 주류 측은 시정에 비교적 우호적인데 반해 비주류 측은 “의회가 거수기가 될 순 없다”며 주류 측과 명확하게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시의회의 강도 높은 성토에 난처해 진 건 광주시다. 시는 주요 현안사업에 조속한 결정과 함께 새로운 정무라인을 구축, 시의회와의 소통창구를 넓히며 시의회의 반발을 달래겠다는 복안이다.
광주/전남=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