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태 의원이 재산을 축소해 신고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29일 당선자 연찬회에 참석한 박 의원.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그런데 열린우리당에선 “박 의원이 일부 부동산 가격을 축소해서 선관위에 신고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측이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 가운데 부동산은 토지와 건물이 각각 6곳으로 모두 12군데. 그런데 이 가운데 6곳의 부동산 가격을 31억여원 축소해서 선관위에 신고했다는 게 열린우리당측 주장이다.
박 의원측은 이와 관련해 “(축소신고 의혹이 없는) 나머지 부동산 6곳은 박 의원이 처음 공직자 재산신고를 했던 93년보다 공시지가가 크게 떨어진 부동산들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 때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 총액에는 큰 변동이 없다”며 축소 신고 의혹을 일축했다.
축소신고 의혹을 받고 있는 박 의원 명의의 토지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988-1번지(5백17㎡, 1백57평)와 경남 남해군 이동면 무림리 1020-1번지(2백37㎡, 72평) 등 2곳이다. 또한 부인 명의로 된 서울 서초구 신원동 64-4번지(9백70㎡, 2백94평) 토지와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 은산리 산 12-1번지 임야(8만8천66㎡, 2만6천6백87평), 서울 강남구 역삼동 678-26번지(대지 3백31.5㎡, 1백평과 연건평 8백23.13㎡, 2백50평) 점포 등 3곳도 선관위에 실제 가격보다 축소해서 신고했다는 것. 박 의원과 부인이 지분의 절반씩을 갖고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668-10번지(대지 3백71㎡, 1백12평과 건평 3백17㎡, 96평) 주택도 축소신고 의혹을 받고 있는 부동산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4·15 총선 출마자의 경우 2003년 12월31일 현재의 개별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재산을 신고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의 부동산 6곳의 신고 가격이 이 기준에 따르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토지대장에 따르면, 지난 82년 박 의원이 사들인 서울 대치동 988-1번지 토지는 2003년 현재 개별공시지가가 ㎡당 4백96만원. 따라서 이 토지 5백17㎡은 25억6천4백32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박 의원이 선관위에 신고한 이 토지 가격은 5억6천5백84만원. 무려 19억9천8백48만원이나 축소됐다는 것. 박 의원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등기부등본에는 박 의원 단독 명의로 등재돼 있으나, 실제로는 (988-1번지 토지의) 3/5지분만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해도 3/5지분에 해당하는 11억9천9백8만8천원을 축소했다는 의혹에서는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 박희태 의원 소유로 돼있는 대치동 998-1번지. 아래쪽은 박 의원 부부 공동 명의인 역삼동 668-10번지 전경. 사진=우태윤 기자 wdosa@ilyo.co.kr | ||
특히 이 땅에는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의 건물이 들어서 있으나, 등기부등본에는 미등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강남구청의 건축물 대장에 따르면, 대치동 988-1번지에 있는 건물은 지난 91년 6월부터 박 의원 명의로 등재돼 있다. 따라서 등기부등본에는 미등기됐지만, 건물에 대한 재산세는 강남구청에 계속 납부해왔다는 것. 그럼에도 열린우리당측은 박 의원측이 재산 신고 당시 이 건물을 누락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법상 공직후보가 재산신고할 때 해당 부동산의 실소유자가 누구인지만 정확히 밝히면 된다. 따라서 부동산이 미등기됐다고 해서 문제삼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남구청 건축과 관계자도 “건축물대장에 등재된 건물이고, 재산세 등을 납부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72년 박 의원이 매입한 경남 무림리 1020-1번지 땅의 공시지가는 ㎡당 17만1천원. 2백37㎡이기 때문에 4천52만7천원에 해당한다. 하지만 박 의원은 이 땅의 가격을 2천9백38만8천원에 신고, 1천1백13만9천원의 차액이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인 명의로 된 부동산 3곳도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 신원동 64-4번지의 경우 공시지가는 ㎡당 10만9천원. 이를 9백70㎡로 환산하면 1억5백73만원이어야 한다. 하지만 선관위에 신고한 금액은 8천6백30만원으로 1천9백43만원을 축소했다는 지적이다.
또 지난 78년 부인이 매입한 경기도 은산리 산 12-1번지 임야는 ㎡당 개별공시지가가 5천1백원으로, 4억4천9백13만6천6백원을 신고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이 임야의 신고가격은 3억원으로 1억4천9백13만6천6백원의 차액이 발생했다.
서울 역삼동 678-26번지의 2003년 개별공시지가는 ㎡당 4백60만원. 이 땅이 3백31.5㎡ 규모이기 때문에 15억2천4백90만원으로 신고했어야 했는데, 선관위에는 6억7천4백52만원으로 신고했다. 따라서 8억5천38만원을 축소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박 의원측은 “박 의원 부인의 세 자매가 678-26번지 토지 지분을 각각 1/3씩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계산한다 해도 2억8천3백46만원을 축소한 셈이다. 건물 임대 수입은 재산신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신고하지 않았다는 게 박 의원 관계자의 설명.
이 땅에는 지상 4층, 지하 1층 짜리 건물이 있는데, S모텔이 영업중이다. 지난 89년 박 의원의 부인이 매매를 통해 취득한 이 건물은 지난 96년 강남구청에 압류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건물에 대한 구청의 압류조치가 내려진 까닭에 대해 강남구청 환경청소과는 “96년 당시 환경개선부담금을 체납했기 때문에 압류조치를 내렸지만, 이후에 체납금을 냈기 때문에 압류조치가 해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 부부가 공동지분을 갖고 있는 서울 역삼동 668-10번지 지상 2층, 지하 1층 주택의 2003년 개별공시지가는 ㎡당 3백57만원. 이를 3백71㎡로 환산하면 13억2천7백68만3천원인데, 12억3천9백53만원으로 선관위에 신고해 8천8백15만3천원을 축소한 의혹을 받고 있다.
▲ 박희태 의원 부인 김행자씨 명의로 돼있는 서울 역삼동 678-26번지 S모텔 전경. 우태윤 기자 wdosa@ilyo.co.kr | ||
설사 앞서 언급한 “서울 대치동 988-1번지와 역삼동 678-26번지의 실제 지분이 다른 사람들과 분할됐다” 박 의원측 주장을 충분히 감안해서 계산해도 17억5천40만6천6백원을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에서 쉽게 벗어날 수는 없는 상황.
박 의원측은 이와 관련해 “솔직히 우리가 실수한 부분도 있다. 재산신고 때 작년 12월31일 현재 공시지가로 계산했어야 했는데 실수했다. 예전 선거에 출마할 때는 재산공개대상자 증명서 하나만 선관위에 제출하면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 선거에서 갑자기 선거법이 바뀌는 바람에 제대로 신고하지 못했다. 선관위에 재산신고를 할 때도 (선관위) 실무자에게 이렇게 신고해도 되냐며 검토해달라고 했는데, 선관위도 헷갈렸던 것 같다”고 자신들과 선관위의 ‘공동실수’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하동군선관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3월9일과 15일에 열린 ‘총선 입후보자 안내설명회’와 ‘예비후보자설명회’때 작년 12월31일 현재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재산신고 해야한다고 박 의원 선거캠프의 회계책임자 등에게 분명히 설명했다”며 박 의원측 주장을 반박했다.
한편 지난 총선 당시 박 의원에 맞섰다가 낙선의 고배를 마신 열린우리당 김두관 후보측은 선거 하루 전인 지난 4월14일 박 의원을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 등으로 창원지검 진주지청에 고발했다. 김 후보측은 고발장에서 “박희태 후보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988-1번지 대지가 약 25억원임에도 무려 19억원 가량을 축소 신고했다”며 “배우자 명의 서울 역삼동 678-26번지도 8억원 이상 축소 신고했다”고 주장, 현재 수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희태 의원 재산 축소 신고 의혹 부동산 6곳 | |||||
소유자 | 부동산 | 면적 | 선관위신고액 | ㎡당공시지가(2003년) | 축소의혹액수 |
박희태 | 서울 강남구 대치동 988-1번지 | 517㎡ | 5억6천5백84만원 | 4백96만원 | 19억9천8백48만원 |
경남 남해군 이동면 무림리 1020-1번지 | 237㎡ | 2천9백38만8천원 | 17만1천원 | 1천1백13만9천원 | |
김행자 | 서울 서초구 신원동 64-4번지 | 970㎡ | 8천6백30만원 | 10만9천원 | 1천9백43만원 |
경기 평택시 진위면 은산리 산12-1번지 | 88,066㎡ | 3억원 | 5천1백원 | 1억4천9백13만6천6백원 | |
서울 강남구 역삼동 678-26번지 | 331.5㎡ | 6억7천4백52만원 | 4백60만원 | 8억5천38만원 | |
박희태·김행자 | 서울 강남구 역삼동 668-10번지 | 371㎡ | 12억3천9백53만원 | 3백57만원 | 8천8백15만3천원 |
총 계 | - | - | 28억9천5백57만8천원 | - | 31억1천6백71만8천6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