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피난을 떠나면서 직접 겪은 일과 피해자들 증언에 따라 쌍굴에서 일어난 일을 서로 다른 기법으로 표현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효과를 극대화했다.
생존자들이 증언하는 장면에서는 얼굴을 어둡게 표현해 글을 읽는 집중력을 높이면서도 참상을 더욱 비극적으로 담아냈다.
이 만화는 정은용이 쓴 실화 소설 ‘그대, 우리의 아픔을 아는가’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1950년 7월 26일부터 만 3일 동안, 충북 영동군 하가리와 노근리 일대에서 미군이 피난 가던 사람들을 폭격해 저지른 끔찍한 학살을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 낱낱이 담아냈다.
2006년 출간됐던 작품에 그림 등을 보강해 2014년 9월 10일 재출간했다.
성완경 인하대 교수는 “‘노근리 이야기’는 한국의 다큐 만화의 역사를 새롭게 쓴 중요한 작품”이라며 “원작자 정은용의 생애를 건 노력과 만화가 박건웅의 창작물로 노근리 학살사건 생존자들의 진상규명 노력이 또 한 단계 새로운 성취를 기록하게 됐다”고 평했다.
박건웅 작가는 한국 근현대사의 숨겨진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작업해온 대표적 작가이다.
빨치산 이야기를 다룬 ‘꽃’과 제주 4.3 항쟁을 그린 ‘홍이 이야기’, 김근태 전 의원이 남영동에서 받은 고문을 기록한 ‘짐승의 시간’을 만화로 그렸다.
2003년에는 대한민국만화대상 신인상을, 2010년 오늘의 우리 만화상, 2014년 부천만화대상 대상을 수상했다.
1부 출간에 이어 ‘노근리 학살사건’이 벌어진 뒤 진실을 밝히고자 싸워 온 사람들의 삶을 만화로 그려 낸 ‘노근리 이야기 2부-끝나지 않은 전쟁’도 재출간될 예정이다.
송기평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