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서울시장은 소망교회에 20여년을 다닌 독실한 신자로 알려져 있다. 여론 주도층이 많은 소망교회 신자들이 그를 지지할 경우 그의 대권가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이 시장이 20년째 다니고 있는 서울 강남의 소망교회에 대해서도 정치권에서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 교회는 지난 16대 때 5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한 이래 17대에서도 7명이나 당선돼 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전현직 고급 공무원과 기업체 사장, 군 장성 등이 장로와 집사로 포진해 있어 우리나라 최고의 ‘엘리트’ 교회 중 하나로 여겨진다고 한다. 앞으로 이 시장이 큰 뜻을 품는다면 소망교회의 인맥도 그의 대권가도에 큰 힘이 될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시장측과 교회측은 “정치와 종교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히고 있다. 이 시장이 다니는 소망교회에 얽힌 이야기를 따라가 봤다.
지난 98년 2월 김영삼 대통령이 퇴임할 때쯤의 일이다. 당시 종교계 일각에서는 ‘뜨는 경동교회, 지는 충현교회’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었다. 일부 호사가들 사이에서 ‘김대중 대통령으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뒤 교회도 세력도 권력 부침에 따라 바뀌고 있다’는 말이 떠돌고 있었던 것. 그도 그럴 것이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강원룡 목사가 경동교회의 목사인 데다가 박정수 신낙균 김봉호 이영일 의원 등 당시 국민회의 소속 의원들이 그 교회를 많이 다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당시 정치인들이 주로 참석하는 예배시간에 갑자기 신도수가 늘어나고 지방 번호판을 단 고급 승용차도 눈에 띄었다고 한다. ‘경동교회가 뜨고 있다’는 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었다.
▲ 소망교회 | ||
이런 점에서 서울 강남 신사동에 있는 소망교회(담임목사 김지철·전 장로교신학대 교수)도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이 교회는 17대 현역 의원 7명을 배출해 정치적 명성을 인정받고 있다. 정몽준(국민통합21) 이상득 박세환(이상 한나라당) 김원기 홍창선 정덕구(이상 열린우리당) 김효석(민주당) 의원이 바로 그들.
소망교회 C목사는 “우리가 공식적 집계를 낸 적은 없지만 한 언론사에서 7명이라고 밝힌 적이 있었다. 이명박 시장, 이상득 의원은 장로로서 교회에 열심히 나온다. 정몽준 집사도 자주 보이는 편이다. 김원기 의원은 교회에서 자주 볼 수 없었는데 많은 신도들이 알고 있는 것 같더라. 그 외 의원들은 거의 볼 수 없었는데 티 나지 않게 왔다 가면 모를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의원은 이에 대해 “다닌 지 그렇게 오래 되지는 않았다. 앞으로 열심히 다녀보려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16대 때에도 이명박 이상득 장로와 서상목 정몽준 집사, 전석홍씨 등 5명의 의원을 배출한 바 있다. 그리고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이 이 교회 집사로 활동 중이라고 한다. 유준상 전 의원도 이곳의 오래된 신자다.
또한 지난 1월 작고한 이한빈 전 부총리를 비롯해 수많은 고급 공무원들이 이 교회를 다니고 있다고 전해진다. 전 농림부 장관 이효계씨, 전 건국대 부총장 류태영씨도 이 교회 장로로 활동 중이다. 또한 경제계 인사들도 많이 포진해 있는 것으로 유명하며 군 장성들의 별만 해도 1백여개에 이르는 정도라고 한다. 이밖에 가수 김진표씨가 이곳에서 결혼식을 거행한 것을 비롯해 강남 일대에 사는 수많은 연예인들도 이 교회를 다닌다고 전해진다. 앞서의 C목사는 이에 대해 “우리 교회에 특히 연예인들도 많이 다닌다. 유명세를 겪지 않고 익명성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많이 찾아온다”고 밝혔다.
이명박 시장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고 한다. 소망교회는 20여 년 전부터 다녔다고 한다. 그는 형 이상득 의원과 함께 10여 년 전에 장로직에 올랐다. 이 시장은 장로 장립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믿음이 남달랐다고 한다.
그의 오랜 ‘교회지기’인 L씨는 이 시장에 대해 “이 시장은 지난 98년경부터 몇 년 동안 교회 주차요원으로서 봉사를 했다. 교회 일이긴 하지만 신앙적 의지가 약하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새벽마다 나와서 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런 신실한 마음이 지금도 교우들에게도 좋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한국사회의 여론주도층이 많이 다니고 있는 소망교회의 신도들이 이 시장을 적극 지지할 경우 그의 대권가도에도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의 한 관계자도 이와 관련해 “소망교회의 신도 대부분이 강남의 보수층인 점을 감안하면 이 시장의 정치적 미래에도 큰 이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소망교회의 잠재력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는 “의원들의 경우 정치를 하려면 이 교회를 다녀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소망교회는 명성이 있는 곳이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살면서 소망교회를 다녀야 한국 상류층’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정치인들에게 인맥은 상당히 중요하다. 인간적 유대가 강한 한국 교회 특성상 정치인들에게 교회는 훌륭한 사교 장소다. 또한 소망교회같이 여론주도층이 많이 오는 큰 교회라면 정치인들에게 더 큰 이득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교회의 한 장로는 이에 대해 “워낙 교인이 많다 보니까 이런 저런 사람들이 종교 외 다른 뜻을 품고 교회를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런 일부의 주장에 대해 이 시장이나 소망교회측은 손사래를 친다. 먼저 이 시장의 한 측근은 “이 시장은 오랫동안 기독교를 믿은 진실한 신자다. 정치와 종교를 연결시키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밝혔다.
또한 이 시장의 비서실장과 정무부시장으로서 그를 오랫동안 모셨던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도 이에 대해 “이 시장은 평소 교회를 선거에 이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지난 16대에서 국회의원(종로)을 할 때도 교회를 옮기지 않고 강남에 있는 소망교회를 계속 다녔다. 정치와 종교는 철저하게 따로 생각했다. 이 시장처럼 독실한 신자에게는 교회 신자들보다 기도가 가장 큰 지지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의 C목사도 “소망교회가 정치적으로 이 시장에게 이득을 주는 경우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교회는 정치인 등 유명인사들에게 인색하다 싶을 정도로 배려를 하지 않는 편이다. 신도들에게 일부러 인사를 시킨다거나 특별한 대우를 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종교관련 언론사의 한 기자는 이에 대해 “17대 국회의원을 가장 많이 배출한 소망교회가 자의든 타의든 정치적 배경으로 주목을 받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소망교회가 제 2의 충현교회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떠돌곤 했었다. 이명박 시장이 잠재적 대권주자로 여겨지는 이상 그가 다니는 소망교회도 계속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