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은 22일 KIA 구단 공식홈페이지의 게시판 ‘호랑이사랑방’에 ‘팬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최근 재계약과 관련된 심경을 밝히고 향후 2년간의 팀 운영방안을 설명했다.
선동열 감독은 우선 “지난 3일 동안 재계약 소식으로 팬들에 심려를 끼쳤다. 팬들의 실망과 질타를 보며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며 “그동안 감독으로서 아쉬운 성적으로 팬 여러분의 자존심과 야구명가 자존심을 지켜내지 못했다. 3년간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줘 팬들의 가슴에 상처만 안겨드렸다”고 사과했다.
이어 선 감독은 “구단은 나에게 또 한 번 기회를 줘 무거운 책임감은 느낀다. 지난 3년간을 반성하며 KIA 구단의 진정한 모습을 찾도록 노력하겠다. 이것이 타이거즈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보답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사령탑이 앉든 흔들리지 않는 시스템을 갖춘 팀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팀 체질 개선과 전력 강화를 위한 몇 가지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기초가 튼튼한 팀을 만들어 나가고, 근성을 가진 끈질긴 팀을 만들고, 선수단과 더욱 소통하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 감독은 “내년 시즌 성적 부진시 사퇴도 불사한다는 마음가짐과 각오로 감독직을 수행해 반드시 달라진 KIA타이거즈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약속드린다. 이번 마무리 훈련부터 시작해 더 뛰고, 더 땀 흘리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선배들이 세웠던 야구명가의 혈통을 다시 세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선 감독의 심경 글에도 불구하고, KIA의 팬들의 선 감독 퇴진 목소리는 높아져만 가고 있다. 지난 3년간 KIA의 부진한 모습에도 2년 재계약을 체결한 선 감독과 구단에 대해 항의의 뜻으로 팬들은 구단 홈페이지에 몰려가 선 감독의 게시물에 집단적으로 ‘신고하기’를 눌러 한때 글이 게시판에서 내려가는 굴욕을 당해야 했다.
현재 선 감독의 글은 ‘호랑이사랑방’에 공지사항에 올라와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