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세간의 관심은 서울 송파구 소재의 스카이병원으로 집중됐다. 신해철이 심정지를 일으켜 심폐소생술을 받은 병원이 스카이병원인데다 지난 17일 이 병원에서 장 협착증 수술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신해철이 쓰러진 뒤 스카이병원을 둘러싼 다양한 루머가 나돌았다. 이에 스카이병원 측은 악성 루머에 대해 변호사까지 고용해 법적 대응책에 돌입했다는 공식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렇지만 정작 신해철이 사망한 뒤에는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고인과 절친했던 기타리스트 신대철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병원의 과실이 명백해 보인다. 문 닫을 준비해라. 가만있지 않겠다”는 글을 올린 데 이어 고인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너를 떠나보내다니 믿을 수가 없구나. 이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만. 해철아 복수해줄게”라는 글까지 올렸다. 애초 스카이병원의 공식입장에 따르면 신대철에 대한 법적 대응이 시작돼야 한다. 그렇지만 신대철 등의 공격적인 발언에 대해서도, 고인의 사망에 대해서도 스카이병원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매스컴에선 기존 스카이병원의 공식입장을 인용할 뿐 고인이 세상을 떠난 뒤의 병원 측 입장을 기사화하지 못하고 있다.
스카이병원
고인이 세상을 떠난 다음날인 28일 오전 기자는 서울 스카이병원을 찾았다. 병원에는 여전히 예약 환자들과 건강검진을 받는 이들도 북적였다. 병원은 평상시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기자가 방문해서 안내창구에 취재 요청을 한 뒤에도 병원 측은 대응이 없었다. 40여분을 기다린 뒤에야 로비로 병원 관계자가 내려왔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얘기 뿐 아무런 할 말이 없다”는 게 스카이병원 관계자가 들려준 얘기였다.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매스컴의 취재 열기가 뜨겁지만 스카이병원은 악성 루머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는 공식입장을 밝혔을 뿐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겠다는 반응이었다.
스카이병원 관계자는 “지금 무슨 얘기를 해도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다”는 말로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대신했다. 공식입장을 내놓을 지에 대해서도 “아직은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을 뿐이다.
사실 스카이병원은 비만 전문 병원으로 유명하다. 이로 인해 신해철이 이 병원에서 장 협착증 수술을 받았음에도 비만 수술인 위 밴드 수술을 받았다고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실제 기자가 방문한 스카이병원은 비만 센터를 갖추고 비만에 전문성을 가진 병원이긴 했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진료과에서 각종 수술을 시행하고 있었다. 스카이병원 관계자는 “종합병원처럼 다양한 진료과를 갖춘 병원으로 종합병원과 달리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위밴드 수술 등 비만 관련 수술 외에도 장 협착증을 비롯한 다양한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라는 설명이다.
유족과 연락을 취하고 있는지, 의료사고일 가능성에 대한 입장 등 기자는 몇 가지 추가 질문을 던졌지만 스카이 병원 관계자는 병원에 대한 소개의 답변 이외는 모두 “지금은 아무 것도 답변해 드릴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었다.
안타깝게도 신해철은 돌연 가족과 지인, 그리고 팬들의 곁을 떠났다. 워낙 갑작스런 죽음인대다 사망 과정에 대해서도 의혹이 집중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스카이병원이 있다. 그렇지만 스카이병원은 고인의 사망에 대해 침묵만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점차 관련 의혹이 증폭되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만큼 상황은 침묵만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