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 사진=최준필 기자
주주명부 열람·복사는 상법 제396조 제2항에 규정된 권리이면서도, 경영권 분쟁의 통상적인 과정으로 통한다. 주주명부에는 주주 이름, 주소 등 신상 정보와 보유 주식 수 등이 담겨 있다. 주주명부를 열람하면 5% 미만 소액주주 파악도 가능하다. 박 상무가 주요 주주들과 함께 박 회장 측 우호 세력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다. 향후 주주들을 설득해 오는 3월 말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상무는 박찬구 회장의 형인 고(故) 박정구 전 금호그룹회장의 아들로, 박 회장과는 삼촌과 조카 사이다. 박 상무는 금호석화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박 회장은 6.7%, 박 회장의 아들 박준경 금호석화 전무는 7.2% 지분을 가지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율까지 포함하면 약 14%로, 10%를 보유한 박 상무보다 많지만 박 상무의 우호 지분 등을 더하면 표 대결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박 상무는 박 회장과 함께 특수관계인으로 묶여있었다. 그러나 지난 1월 27일 돌연 “박 회장과의 주식 공동 보유 관계를 해소하고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고 공시했다. 특별관계를 해소하고 금호석화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또 자신이 사내이사를, 자신과 우호적인 인사 4명을 사외이사 후보하는 추천안을 제시하고, 배당을 1만 1000원까지 늘려달라고 제안했다. 지난해 금호석화는 보통주 1500원, 우선주 1550원을 배당했다.
재계에선 박 상무가 사모펀드(PEF) 등과 연합해 금호석화 경영권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상무는 앞서의 공시 전후로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사모펀드들과 잇따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