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표로부터 혁신위원장 임명장을 받는 김문수 전 지사.
반면 김 위원장의 혁신안은 일부 조정이 있더라도 현실화할 것이라 말하는 쪽은 이런 논리를 댄다. 먼저 여권 전략 쪽 인사는 “혁신하려면 고통이 수반된다는 것을 김 위원장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충분히 예견됐던 분위기였기 때문에 플랜B, 플랜C까지도 장착돼 있을 것”이라며 “당내 반발이 강할수록 그의 혁신안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그로선 곧바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추이를 지켜보고 이 상황을 즐겨도 된다”고 해석했다.
김무성 대표 쪽 한 인사는 “혁신수장의 적임자로 김 위원장을 앉혔을 땐 김 대표도 힘을 실어줄 생각이 컸던 것”이라며 “현재 당내에 김 대표 말에 저항할 인사는 없다는 점에서 친구이기도 한 두 사람이 대화하고 해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혁신안이 야권보다 발 빠르게 발표되고 있다는 점, 국회의원의 특권 내려놓기를 크게 부각해 국민의 지지가 적지 않다는 점도 ‘돌파한다’는 근거로 작용한다.
김 위원장에게 우호적인 일각의 여론은 요즘 김 위원장의 심상찮은 스탠스를 주목하고 있다. 우선 ‘개헌 반대’에 대한 뜻을 분명히 밝혔다는 점이다. 친이 성향의 한 의원은 “김 위원장이 대한민국 헌법은 너무 좋은 헌법이라고 했다. 개헌 논의가 중단된 상태지만 모두가 개헌, 개헌 할 때 혼자 아니라고 하니 청와대로서는 얼마나 예뻐 보이겠는가”라고 반문하며 “김 위원장의 진심은 어떤지 몰라도 청와대에 애정공세로 해석해도 그리 과한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개헌을 두고 김 대표와 반대 입장에서 각을 세우는 것도 김 대표를 견제하는 청와대로선 반가운 소식이다.
그렇다고 김 위원장이 밀어붙이고만 있지는 않다. 그는 오히려 최근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재획정 결정을 두고선 “비례대표를 줄이더라도 농촌 지역구는 지켜줘야 한다. 표의 등가성도 중요하지만 지역 대표성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혁안을 두고 손가락질했던 동료 의원들의 지역구 기득권을 그가 지켜주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 사정을 수집하는 한 기관 관계자의 말은 이랬다.
“김 위원장의 혁신 실패는 곧 김 대표에게 상처로 남는다. 용인술은 평가절하될 것이다. 왜 문무합작이라고 했겠는가.”
이정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