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회사 코바나컨텐츠가 위치했던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상가 사무실. 지금은 사모펀드 투자·운용사 B 인베스트먼트가 입주했다. B 인베스트먼트의 대표이사 배 아무개 씨는 스스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코바나파트너스 홍콩’ 대표를 지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사진=민웅기 기자](https://storage2.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1211/1733880661735456.jpg)
아크로비스타 해당 사무실에는 사모펀드 투자·운용사 B 인베스트먼트가 들어왔다. B 인베스트먼트 법인등기부를 보면 지난 2월 26일 사무실 주소를 서울 여의도 한 증권사 빌딩에서 아크로비스타 사무실로 변경했다.
B 인베스트먼트 측은 아크로비스타로 사무실 이전과 관련해 침묵하고 있다. B 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지난 3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사무실 이전한 것은 맞다. 왜 물어보느냐”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연락을 취해도 응답하지 않고 있다. 사무실에 2~3명의 직원이 있지만 입구를 굳게 잠그고 있다.
그러다 보니 김건희 여사와 B 인베스트먼트의 연관성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B 인베스트먼트의 대표이사는 배 아무개 씨가 맡고 있다. B 인베스트먼트 홈페이지를 보면 배 씨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해, LG증권 국제금융팀·파생상품트레이딩팀·홍콩현지법인에서 근무했고, 하나증권 파생상품운용팀 과장, 우리투자증권 홍콩현지법인 부장, 한투증권 홍콩현지법인 및 싱가포르법인 이사 등을 역임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에 한국·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에서 20년 이상 금융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 씨의 한투증권에서 이력은 지난 2010년 6월에 마무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배 씨의 경력은 2017년 5월 B 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로 취임하기까지 7년 가까운 기간이 공백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B 인베스트먼트의 대표이사 배 씨의 ‘링크드인’ 프로필 경력사항. 2011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코바나파트너스 홍콩’의 대표를 지냈다고 소개하고 있다. 현재는 링크드인에 배 씨의 과거 경력사항이 모두 삭제됐다. 사진=배 씨 링크드인 캡처](https://storage2.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1211/1733881085936233.jpg)
배 씨는 LS그룹의 계열사 LS전선아시아(현 LS에코에너지)에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을 맡은 바 있다. 그런데 그 회사 사업보고서에도 배 씨의 주요경력에 ‘2011년~2016년 코바나파트너스 홍콩 대표’라고 적혀있다.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와 같이 ‘코바나’를 쓰는 회사의 대표를 맡은 것. 코바나는 흔히 사용하는 상호명이 아니다. 국내 법인등기를 살펴봐도 ‘코바나’ 상호명은 김건희 여사의 ‘코바나컨텐츠’와 2020년 설립된 ‘코바나 농업회사법인’ 두 개뿐이다. 이에 과거 코바나파트너스 홍콩 대표를 맡은 배 씨가 코바나컨텐츠의 아크로비스타 사무실에 입주한 것은 결코 우연이라고 보기 힘들다.
특이한 점은 코바나파트너스 홍콩이라는 회사의 정보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현지 전문가 등에 문의한 결과 홍콩에 코바나파트너스 홍콩 명의의 현재 등록됐거나 폐쇄된 법인이 없었다.
그런데 배 씨는 코바나파트너스 홍콩 대표 경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배 씨는 B 인베스트먼트 홈페이지 CEO 소개에도 2011년부터 2016년 코바나파트너스 홍콩 대표 경력은 올리지 않았다. 또한 B 인베스트먼트가 아크로비스타 사무실에 입주한 사실이 알려지자, 현재 링크드인에 본인의 과거 경력사항을 모두 삭제했다.
![지난 10월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https://storage2.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4/1211/1733881451585830.jpg)
한편 B 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와 배 씨의 관계’에 대해 “잘 모르겠다”며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